섬진강을 옆으로 끼고 19번 국도를 달리다가 1003번 지방도로로 갈아타면
최참판댁 안내표지판이 나옵니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우리 한민족의 역사를 그린 대서사시,
박경리선생의 소설 "토지"의 배경입니다.
월선네, 용이네, 귀녀네, 석이네 초가도 있고, 물레방아도 있고, 최참판댁 고대광실 기와집도 있읍니다.
최참판댁과 조성되어있는 드라마 셋트장들이 한데 어울려 한폭 그림같은 마을이 그곳에 있었읍니다.
소설이 현실이었읍니다.
평사리 마을 입구는 여늬 관광지 처럼 상점들이 오는 손님을 먼저 맞습니다.
상점들 사이로 최참판댁 '관광안내도'가 보입니다.
안내도따라 마을에 들어서면 이곳 저곳에 옛날 가난했던 우리네 선인들의 초막집들이 보입니다.
월선네집이고 용이네집이고 귀녀네집입니다. 그리고 석이네 집이구요. 물레방아간도 보입니다.
소작인들을 집을 지나면 그 위쪽 높은 곳에 최참판댁이 나타납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지요.
최참판댁 안채 마루가 보입니다.
그곳 마루에 앉자 밖을 내다 보면, 악양 들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온통 초록의 물결입니다.
소설속 최참판댁 땅이 었겠지요? 가난했던 마을 소작농들의 눈물겨운 일터 였겠읍니다.
아무래도, 소설속의 서희가 어린시절을 보냈다던 별당채가 눈길을 끕니다.
마루채를 향한 작은 연못이 운치를 더하고 ,마루끝에 앉아 연못을 다소곳이 내려다 봤을 서희의 모습이 연상되어서인지도 모릅니다.
최참판댁의처마높은 기와집들과 마을사람들의 초췌한 초가집들이 극명하게 대조되면서
'있는 자'와 '없는 자'의 허와실이 가슴에 아프게 닥아 옵니다.
소설이 현실로 착각된 것이지요.
매년 가을이면 이곳에서 '토지문학제'도 열린다고 들었읍니다.
끈임없이 이어지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평사리 마을을 소설속의 마을이 아닌 현실의 마을로
바꾸어놓고 있는듯도 보였구요.
관광마을이자 문화마을로 조성되어저 가고 있는 듯 싶었었읍니다.
그리고 건성으로 읽었던 소설 '토지'를 다시 한번 찬찬히 숙독하고, 다시 찾아와 서,
박경리 선생과 함께, 한국 근대사의 아픔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읍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곳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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