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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엔젤트럼펫의 생존투쟁

by 鄭山 2015. 8. 5.

 

 

 

엔젤트럼펫,

유난하게도  햇볕을 싫어하고 유난하게도 물을 좋아합니다.

한낮 뜨거운 직사광선 아래서면 잎새들을 추욱 늘어뜨린채 곧 죽을 놈같은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물을 흠뻑 공급해주면 다시 살아나곤 합니다.

 

                                                                  

                   

 

그렇다보니, 올해만 벌써 세번씩이나 이사를 했습니다.

한번은 물주기 편하게 식당옆 상수도 옆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통풍이 잘 되지않아 그러나보다 싶어 삭당앞 화단으로 자리를 옮겼고

직사광선이 바로꽃혀 그러나 보다 싶어

세반째로 안방창문앞 나무들 가운데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아예, 우산을 썼습니다.

햇볕가리개, '양산'인 셈이지요.

그리고, 물호수가 뿌리곁에 상시대기 상태입니다.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 물공급을 위해 끌어다 놓았습니다.

하루 세번, 수도꼭지를 틀었다 잠급니다.

그러니까, 멀쩡합니다.

엔젤트럼펫의 생존투쟁입니다.

 

 

 

 

밭쳐진 우산아래로 꽃봉오리들이 수두룩 합니다.

곧 무수하게 많은 꽃들을  피워 내려 뜨리려나 봄니다.

살곳을 마련해 세번씩이나 이사를 하고 우산을 밭쳐주고 물을 하루 세번씩이나 주는 주인에게

녀석이 보답할수있는 것은 꽃이나 잔뜩 피워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꽃들이 무수하게 함께 핀 녀석의 모습, 어서 빨리 보고싶습니다.

 

그동안 첫번째에 꽃두개 그리고 두번째에 꽃 한 개,

모두 세개밖에 피우지 못했었지요?

서너개면 몰라도 저리도 많이 피면 참 좋아보이지않겠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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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창밖을 내다보니...우와... 엔젤트럼펫이 무수하게 많은 꽃들을 한꺼번에 피워놓고 있습니다.

그동안 매달려있던 꽃봉오리들이 한꺼번에 꽃을 피운 것입니다.

 

 

 

 

 

 

 

가깝게 다가가니 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요란합니다.

꽃이 모두 몇개니 피어있을까? 궁금해세 헤아려 봄니다.

하나,둘 세다가는 중복해서 센듯싶어 멈추고 다시 세기를 여러번 합니다.

정확한 카운트는 힘들고 대충 세어보기로 합니다.

42개 정도 피어있는듯 싶습니다.

아직 피지도 않은 봉오리들은 15개까지만 세다가 포기했습니다.

꽃을 피워도 이렇게 많이 핀 것은 처음 봅니다.

 

 

 

 

아무래도 보은(報恩)의 꽃이 아닌가 생각해 봄니다.

세번씩이나 자리를 옮겨가며 심어주고

매일 세번씩 물주고 거기에다 우산까지 받쳐주고...

아무리 하찮은 식물이라도 주인의 사랑을 몸으로 느끼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꽃봉오리가 아직도 많이 매달려있는 것으로 보아 계속 꽃을 피워줄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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