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입구에 정자를 세운다고
주변의 작은 나무 몇그루가 옮겨 심어지고 한그루가 베어저 나갔습니다.
베어진 나무를 토막내어 가져와서 적당한 규격으로 톱질을 했습니다.
'야조유인(野鳥誘引)먹이대'를 하나 만들어 세워놓고 싶어서 였습니다.
받침대를 만들어 세워놓고 다듬어진 윗부분에 새먹이를 올려 놓으면 지나던 새들이 그곳에 머불러 사료를 먹을테고
나는, 찾아온 새에 초점을 맞춰 사진을 찍고....
누이좋고 매부 좋은 격이 되지않겠나 싶은 거지요.
부엌창너머 화단에 먹이대를 세웠습니다.
한쪽 끝에는 철사줄을 심어 쇠기름을 묶어 놓고 또 다른 곳에는 좁쌀이나 빵가루를 뿌려놓고
새들이 찾아와 주기만 기다리면 되겠습니다.
쇠기름 한 덩어리를 철사에 묶고 좁쌀을 얹어 놓았습니다.
쇠기름은 박새가 찿아와 먹을 테고 좁쌀은 참새들 몫이겠지요.
나는, 부엌창문에 베네샨카텐을 내리고 새가 찾아오며 카텐틈새로 렌즈를 내밀어
찰칵찰칵 찍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녀석들은 창뒤에 숨어있는 나를 의식하지 못할터이니
재미있는 숨바꼭질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내가 먹거리를 놓고 있는 현장을 아마 박새녀석이 가까이 지켜보고 있었나 봄니다
집안으로 들어와 부엌창가로 다가서니
벌써, 박새 한놈이 쇠기름을 쪼아먹고 있는게 보입니다.
불야불야 카메라를 챙겨들고 와서 카텐틈새를 비집고
녀석을 주어 담습니다.
아마도 이 녀석, 우리집 마당을 자주 찾아오는 녀석인 모양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빨리 왔지요?
아주 예쁘게 생긴 녀석입니다.
숫놈 입니다.
암놈은 가슴에 걸친 검은 색줄의 깃털이 상대적으로 가늠니다.
동영상으로도 한컷 찍었습니다.
정사진도 좋지만 동영상도 나름 재미있을 터이니까요.
일거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야조먹이대 세곳에 먹이를 나누어 주는 것도 심심찮은데
유인(誘引)먹이대에까지 기름덩어리 꽃아주고 좁쌀 뿌려주고...
제 좋아 만들어서 하는 일이니 남탓할 일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