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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봄(春)봉오리

by 鄭山 2016. 1. 12.

 

 

우리집 마당을 자주 찾아오는 박새입니다.

그 박새를 찍는다고 찍었는데...

모니터에 올려놓고 보니, 배경으로 잡힌 영산홍 가지들에서 연초록의 여린 새잎들이 촘촘이 보입니다.(위사진)

그리고 또, 자세히 보니, 철죽나무 가지에서는 꽃망울도 보입니다.(아래사진)

 

 

지금이 1월초순이니 한참 겨울이고 일기예보는 오늘이 금년들어 제일 춥다는데...

벌써 봄소식이 전해지는가 싶어 카메라를 들고 마당으로 나섰습니다.

카메라를 쥔 손이 시리고 뺨에 찬 기운이 닿는걸 보면 한참 겨울인게 맞습니다.

그래도, 봄을 재촉하는 녀석들이 있는듯 싶으니 가깝게 닥아가봐야 되지않겠나 싶습니다.

먼저 사진속 배경으로 나온 햇볕좋은 옆마당 화단 입니다.

 

 

 

5월이면 환하게 꽃을 피워주는 영산홍들이 여러포기 밀식되어저 있습니다.

작년의 잎들은 대부분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남아있는 몇몇 녀석들은 붉은 색 단풍이 되어 붙어들 있는데

그 사이사이로 연초록 새싻잎들이 촘촘히 비집고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녀석들, 봄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벌서 봄을 준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봄을 준비하고 있는 건, 잎새들만이 아닙니다.

이 녀석, 철죽은 잎새들 보다 앞서 꽃망울부터 맺어 키우고 있습니다.

꽃망울이 아주 예쁨니다.

삭망한 겨울에 보는 꽃색이어서 더 예뻐보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봄을 기다리며 움추리고 있는게 아니라 위로 치솟으며 봄에게로 딕아가는 모습입니다.

 

뒷마당으로 내려서니,

목련의 앙상한 가지들은 그 끝끝마다 꽃몽오리를 하나씩 키우고 있습니다.

봄이 열리면 일찍히 잎보다 꽃부터 깨우는 녀석들이다 보니

이 차가운 겨울의 한 복판에서부터 꽃망울들을 키워내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많은 꽃망울들 가운데 한개를 가깝게 당겨서 봄니다.

품어서 키워내고 있는 꽃봉오리가 추워서 얼면 않된다는 듯 깃털들이 하얗게 덮혀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진달래 꽃망울 입니다.

가지들 끝마다 두세개씩 꽃망울들을 받치고 있습니다.

 

 

 초봄,산과들에서  개나리와 진달래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봄이 온다고 기뻐들하지요?

그 봄을 알려주기 위해서, 지금부터, 진달래는 저렇게 준비를 시작하고 있나봄니다.

개나리들은 어던가 싶어 다가가 보았더니 그 녀석들은 아무 기척도 없습니다.

 

목단꽃나무로 닥아가 봄니다.

아주 큼지막한 봉오리들이 나무들 마디마디에서 터질듯 튀어들 나옵니다.

튀어나온 봉오리들 이 연분홍 꽃색이어서 꽃봉오리로 착각케 합니다.

 

 

그런데, 꽃봉오리가 아니고  잎새봉오리 입니다.

언젠가 꽃봉오리로 알고 꽃피기를 기다렸는데 봄이 열리자 꽃이 아니고 잎새로 열려서 실망을 했었는데...

그 많은 봉오리들이 모두 열려 크고 넓은 잎새들로 덮히더군요.

정작 기다리던 꽃은 초여름이 되어서야 깨웠습니다.

생긴게 꽃봉오리와 같으니 봄을 기다리는 꽃망울 이겠거니 여기며

함께 봄을 기다립니다.

 

또 맺혀있는 꽃망울이 없는가 찾다보니

사철나무들 잎새들 사이로 꽃망울이 보입니다.

 

 

이 놈들이야말로 꽃망울이 아니고 잎새봉오리들 이겠지요?

봄이되면 더 키워저서 열리면서 잎새로 크겠지요?

죽순(竹筍)의 발아(發芽)시작을 보는듯 싶어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니까,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들은 우리 사람들만이 아닌 모양입니다.

양지바른 곳에 깃털을 부풀리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뒷켠 비둘기장의 비둘기들만 봄을 기다리는게 아니고

마당 이곳저곳의 나무들도 모두 함께 봄을 기다립니다. 

만물이 모두 '소생의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머지않이 '봄' 이 오고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달력을 열어보니,

오는 2월4일이 '입춘(立春).이라고 나옵니다.

저런저런...그러니까 이제 열흘정도 지나면 '입춘'이로군요.

며칠만 참으면 봄이 시작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녀석들이 모두 봄이 오고 있음을 미리 알고 저렇게 준비들을 하고 있었던 거로군요.

자연(自然)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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