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 잔디밭위에 제법 큰 새 한마리가 떨어저 죽어 있습니다.
상처는 안보입니다. 항문 근처에 새똥이 묻어 굳어있읍니다.
아무래도 설사끼가 있었던 것같고, 그렇다면 병사(病死)였을까요?
아니면, 자연사(自然死)이었을수도 있겠구요.
사람이고 새고 죽음은 엄숙합니다.
마당가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습니다.
(크기를 가늠해보려고 쟈보알을 옆에 놓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새와는 두번째 인연입니다.
첫번째는 죽음에서 구해준 일이고, 두번째는 오늘 주검으로 다시 만난 일입니다.
작년 여름, 산돼지등 야생동물의 침투를 막고자 밭가에 처놓았을 성싶은 낡은 그물망에
이 놈이 몇 겹으로 감긴채 퍼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물망에서 어렵게 풀어 내어 날려보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녀석이 마당에 와서 떨어져 죽어 있습니다.
살려보냈던 바로 그 녀석은 아니겠지만 왠지 안쓰러운 생각이 깊습니다..
지난번에는 죽음으로부터 살려 주었던 이 새
이번에는 뒷마당에 와서 떨어저 죽은 이 새
그래서 내가 묻어준 이 새
그런데, 이 녀석의 이름을 모릅니다.
차제에 '조류도감' 한권, 준비해야 되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