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뒷마루에 감자를 넣어 놓은 박스를 한개 놓아 두었습니다.
아침에 창가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데 건너편 철주에 참새 한마리가 입에다 무었인가를 물고 있는게 보입니다.
잠시 이곳저곳을 살피더니 곧장 날와와서는 뒷마루에 내려 앉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두리번 거리더니 감자박스안으로 날아듭니다.
녀석이 사라진뒤 뒷마루로 나가서 박스를 열어 보았습니다.
녀석이 그 안에 집을 짓고 있는게 아닙니까?
그동안 집을 비어 놓았더니 빈집인줄 알았나 봄니다.
참새였다고 생각을 했는데...
참새가 집을 짓는다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는듯 싶습니다.
창가에 눈을 대고 밖을 응시하기 20여분지났을까?
잠시전에 다녀갔던 녀석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잎에 실오라기같은 것을 물고요.
집짓는 재료이겠지요?
참새가 아니고 딱새 암놈입니다.
20여분 간격으로 연상 재료를 물고 옵니다.
참 바지런도하다 싶습니다.
어떤새는 숫놈이 집을 짓고 암놈은 기다린다는데
이 녀석 딱새는 계속 암놈이 재료들을 물고 나타납니다.
어쩌다 숫놈이 한번 나타났습니다.
입에 물고 온것이 있는가 확인했더니 아무것도 없는 빈입 입니다.
뒷마루에 내려 앉아 사주경계후 곧장 밧스위로 날아올라서 한바탕 노래를 부르더니
구멍으로 날아들어가 무엇을 하는지 잠시동안 머뭅니다.
잠시후 구멍을 통해 휙하니 밖으로 날아가고 맙니다.
그리고는 다시 암놈 혼자 열심히 들락거리는 것만 관찰됩니다.
그런데 문제입니다.
집주변을 고양이들이 지나 다닙니다.
박스로 올라서서 틈사이로 헤집고 들어서면 간단히 먹이감이고 말터인데...
또 위자위에 놓여진 박스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집이 뒤집힐지도 모르는데...걱정입니다.
박스를 열고 감자를 모두 끌어낸후 흑별돌 몇개를 넣어 바람에 날아가지 않고록 박스에 무게를 더해 주었습니다.
박스 윗부분 틈새를 석쇠로 막고 의자와 함께 노끈으로 묶어 흔들리지 않게 해 놓았습니다.
녀석들 때문에 뒷마루로 나갈때는 눈치를 보면서 살금살금 다녀 옵니다.
기왕에 그곳 박스속에 집을 짓고 있으니 새끼들 많이 낳아서 좋은 세상으로 데려 나가길 바랍니다.
새끼 낳아놓으면 몰래 박스를 열고 기념사진도 한장 찍어 놓아야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