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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栮齋송이재閑談

빈집

by 鄭山 2013. 3. 11.

 

 

 

오래간만에 강원도 시골집에 들려 이곳저곳을 둘러 봅니다.

집앞 화단에 심겨진 영산홍들이 잎새들을 정돈하면서 봄을 맞으려 합니다.

잎새들 사이로 벌집이 하나 매달려 있습니다.

크지않은 것으로 보아서 작은 벌들의 집이었던 모양입니다.

지난해 여름내내 새끼들을 키워내고 버린 집 같은데...

그동안 그자리에 그렇게 매달려 있었을 터인데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한번 사용하고 버린 집은 그 다음 해에는 다시 사용을 않겠지요?

빈집 입니다.

 

 

마당 한켠에 장식용으로 심어놓은  대나무 들이 서로 엉켜 작은 무더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겨우내 노랗게 변한 대나무 가지들 속으로 새롭게 파란 새잎들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새잎들의 숨통을 터주려 노랗게 바래버린 묵은 가지들을 전정가위로 잘라 정돈을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안쪽에 조그마한 새집이 하나 숨겨저 있습니다.

박새가 그쪽 대나무쪽으로 날아가 사라지곤 했었는데...아마도 그 박새집이었나 봅니다.

이것도 아마 작년여름에 사용하고 버린 집이겠지 싶습니다.

수리해서 다시 사용치는 않겠지요?

역시 빈집 입니다.

 

 

 

할머니 혼자 사시던 옆집 입니다.

쓰러지셔서 병원응급실로 실려 가셨다는데

며칠이 지났는데도 깨어나지 못하고 누워만 계신답니다.

아들이 가까운 동해시에 살고 있으니 그 아들 내외의 보살핌을 받고 게시겠지요.

그러니까 이 집도 지금은 빈 집입니다.

 

할머니가 기르시던 개가 집쪽으로 향해 앉아 있습니다.

할머니가 저 문을 열고 나오셨지...기억하고 있는듯이요.

며칠째 굼고있는게 아닌가 싶어 사료를 한바가지 퍼들고 접근을 했더니 요란하게 짖습니다.

하수구통 개집안의 냄비에 사료가 담겨저 있습니다.

누군가 빈집 잘 지키라고 부어준 모양입니다.

 

오랫만에 들려본 시골집 주변 이곳저곳에 빈집이 많습니다.

그래도 봄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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