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松栮齋송이재閑談

개불알꽃

by 鄭山 2013. 3. 15.

 

 

 

지난 3월6일, 시골집을 방문, 창문을 열다말고 이 녀석들과 첫 대면을 했었지요.

봄소식은 개나리, 진달래, 매화, 목련이 가져다 주는 줄로만 알고 살아 오다가

개나리, 진달래 소식은 아직인데 그 보다 훨씬 앞서 이 녀석들을 만난 겁니다.

금년들어 처음 맞난 꽃입니다.

그러니까, 개나리, 진달래보다 훨씬 앞서서 봄이 오고있음을 알려주는 꽃들이 따로 또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전에도 여러차례 보고 지나첬을지도 모르겠는데...

금년들어 새삼스럽게 이 녀석들이 이처럼 반가운 것은...

어쩌면 지난 겨울이 유난히도 길고 추웠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전 날짜의 내 블로그에 '꽃을 봐야 봄' 이라는 제목으로 이 녀석들과의 첫대면을 기록해 놓으면서

평소 기억에 담아두지 않았던 녀석들이라 그러한지 이름조차도 기억에 없다고 했더니

방문하셨다면서 어느분이 쪽지를 주셨네요.

"큰개불알꽃"이랍니다.

 

 

'개불알꽃',

이름은 많이 들었으면서 무슨 꽃이름을 '개불알'이라 지었느냐고 웃었던 기억이 남니다.

그런데...'개불알꽃'은 붉은 보라색 꽃으로 따로 있고 이 하늘색 꽃은 '큰개불알꽃'이라 불리는 또다른 종(種)이랍니다.

콩알만큼 작게 피는 녀석에 '큰'자가 붙은 것을 보면 붉은 색 '개불알꽃'은 아마도 이 녀석보다 더 작게 피는 모양이지요?

 

기왕에 이름을 확인했으니 인터넷 검색창에 '큰개불알꽃'이라 처봄니다.

같은 날짜의 어느 통신이 울진발 기사로  큰개불알꽃이 개화했다는소식을 사진과 함께 실었군요.

그리고 '거제도 들꽃 장도영'이라는 분의 들꽃이야기도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오면 길목애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풀꽃은 큰개불알꽃과 광대나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쁜 꽃의 이름이 큰개불알꽃이라니 ...ㅎㅎㅎ 하지만 잎 겨드랑이에 달린 열매를 보면 그 의문이 금방 풀린다.

너무나 절묘하게 닮은 모양이 절로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엔 그 이름이 민망하다하여 '봄까치꽃'이란 이름으로 애칭되기도 한다.

큰개불알꽃은 나물로 먹을수도 있고 꽃을 따서 그늘에 말리면 예쁜 꽃차를 마실수도 있는데 은은한 향(香)이 일품이다."

 

 

3-4월경 무리지어 피지만 남부지방의 양지바른 곳에서는 계절과 무관하게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볼수 있답니다.

그리고, 꽃은 여러송이가 피고지기 때문에 봄철 내내 오랬동안 피어있는 듯 느끼지만 한 송이의 수명은 단 하루뿐이랍니다.

그리고보니, 인터넷에 실려있는 개불알꽃 얘기들, 모두 남쪽지방의 글들입니다.

남쪽지방 꽃이어서 중부이북에 사는 내게는 생소한 꽃이었나?

그래서 그동안 보지 못했었나?

온난화 현상이 큰개불알꽃을 이곳까지 밀어 올렸나?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우연히 맞난 큰개불알꽃(봄까치꽃), 좀더 공부해봐야 되겠습니다.

 

 

장석주 시인이 한국경제(3월15일, 씨줄날줄)에 실은 봄소식 글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눈밝은 한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라고 노래한다.

땅위에 소슬하게 피어나는 작은 풀꽃도 무릎을 꿇고 자세히 보아야 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모든 사랑이 그런 것이라고 작은 풀꽃들이 우리에게 귀띰해준다."

장석주 시인의 글에 동감합니다.

큰개불알꽃도 무픞꿇고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아야 예쁘더군요.

'松栮齋송이재閑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간 항아리  (0) 2013.04.23
딱새집  (0) 2013.04.23
빈집  (0) 2013.03.11
봄나무싻  (0) 2013.03.11
꽃을 봐야 봄  (0) 201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