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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며가며

경복궁 근정전의 돌짐승들

by 鄭山 2009. 11. 26.

 

 

 

 

자주 찾는 경복궁 '근정전(勤政殿)'이지만 방문할때마다 그 정교함에 감탄을 느낍니다.

근정전의 이모저모를 둘러보다보면 

근정전의 위엄을 더해주는 월대(月臺)와 월대 이곳저곳에 자리한 돌 짐승들은 흔히들 잊고 지나침니다. 

오늘은 그동안 크게 신경을 써오지 못했던 주변의 돌짐승들을 한번 신경써서  돌아볼까 합니다.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의 근정전은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법전으로

2층 구조로 되어 있는 월대(月臺)위에 세워저 있습니다.

위층을 상월대(上月臺), 아래층을 하월대(下月臺)라고 부르지요.

월대 아래로 신하들이 하례를 올리는 조정이 있고

품계석(品階石) 뒤로 도열한 신하들은 월대를 올려다 보면서 왕의 권위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월대위 사방에는 십이지신(十二支神)을 비롯해 여러 상서로운 동물조각들이 시선을 끔니다.

장식된 돌짐승들은 크게 나누어 3가지로 이해가 됩니다.

공간과 방위를 상징하는 사방신(四方神)과 공간을 상징하는 십이지신(十二支神)

그리고 상서로운 동물인 서수(瑞獸)로 구분이 됩니다.

 

먼저 청룡(淸龍,東), 백호(白虎,西), 주작(朱雀,南) 그리고 현무(玄武,北)

사방신(四方神)입니다.

 

 

 

 호랑이, 양, 원숭이, 닭, 쥐, 토끼, 소, 뱀 그리고 말

십이지신(十二支神)가운데 9 짐승 입니다.

 

 

 

 

 

 

 

 

 

 

그리고 상서로운 동물, 서수(瑞獸)입니다.

무슨 동물일까요?

 

 

유홍준 님은 '문화유적 답사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월대 남쪽 아래위 모서리 멍엣돌 네곳에는 또 다른 한쌍의 짐승이 아주 재미있게 조각되어 있다.

암수 한쌍이 분명한데 몸은 밀착해 있으면서도 딴 청을 부리듯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고,

어미에게 바짝 매달려 있는 새끼까지 표현되어 있어 절로 웃음이 나오게 한다.

이 석상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고증된바 없지만

유득공(柳得恭)은 <춘성유기(春城)>에서

암수 석견(石犬)이 있는데 암컷은 새끼 한마리를 안고 있다.

무학대사는 이 석견을 남쪽 왜구를 향해 짖고 있는 것이고,

개가 늙으면 대를 이어 가라고 새끼를 표현해 넣은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서수(瑞獸)가 '개(犬)'라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면(이 瑞獸가 '개'가 맞다면),  '돼지'가 안보입니다.

사방신의 4동물은 모두다 있고 십이지신의 경우는  양, 토끼, 쥐 등등 9동물은 있는데  

'용'과'뱀' 그리고'돼지'가 안보입니다.

사방신 가운데 '청룡'이 있고 '현무'가 있어  십이지신 가운데 '용(龍)'과 '뱀'이 중복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면 

결과적으로 '돼지'만 빠저 있게 되는 셈이네요.

왜 일까요? 

 

이어서 월대(月臺) 중앙의  '답도(踏道)'입니다. 

하월대(下月臺)로 오르는 '답도(踏道)'와 상월대(上月臺)로 오르는 '답도(踏道)'입니다.

 

 

봉황을 조각하고 그 좌우에 작은 계석(階石)을 놓고  계석의 우석으로 해태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답도(踏道)'란  왕이 밟는다는 뜻인데 계단이 아닌 봉황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걸어서는 오를수 없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작은 어가(御駕)를 타고  오르는데 좌우측의  작은 계단은 가마꾼이 다니는 계단이고

왕은 봉황을 타고 구름위를 날아 '답도'를 넘어 월대위로 올라

'근정전(勤政殿)' 앞에 하림(下臨)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바로 왕을,  '대궐 전(殿)자'를 넣어, '전하(殿下)'라 부른 답니다. 

 

 

 

 

결과적으로 무수하게 많은 돌짐승들이 월대위에 세워저 있습니다.

도대체 몇마리 정도의 돌짐승들이 월대위에 세워저 있을까요?

한바퀴 다시 돌아보면서 세어 보았습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64마리입니다.

답도(踏道)위에 조각된 봉황 4마리와  석견(石犬)의 새끼 4마리도  모두 포함 해서요. 

사실은 그뿐이 아닙니다.

근정전 쥐붕위에도 또 근정전 내부와 천장에도  또다른 동물들이  더 있습니다.

지붕위에 72마리

근정전 내부에 해태가 2마리 천장에 용이 두마리

모두 76마리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월대위와 근정전에 모두 136마리가 포진하고 있는 검니다.

무심히 지나치면서는 몰랐는데 막상 세어보자 했더니 엄청난 숫자의 동물들이 근정전을 지키고 있네요.

근정문(勤政門)앞 금천(禁川) 영제교(永濟橋) 주변의 서수(瑞獸)들 8마리까지 더한 다면  숫자는 더 늘지요. 모두 144마리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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