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성남에 있는 할렐루야교회를 방문한적이 있었습니다.
언덕으로 오르는 가파른 언덕길목 왼쪽에 팻말이 하나 꽂혀 있었습니다.
"할미꽃 재배단지, 밟지마세요."
할미꽃은 4월에 피니 내년 4월달에 다시 찾아 와야지...헸습니다.
비록, 코로나19인지 뭔지 때문에 어수선한 봄이지만 ...그래도, 할미꽃 피는 4월은 왔습니다.
성남에 할미꽃 찍으러 가련다 했더니 집사람 왈, "동네에도 할미꽃이 피어있는데 뭐하러 게까지 가요?"
집사람을 앞세워 동네 이웃집 정원 두 곳을 찾았습니다.
정성들여 예쁘게 가꿔진 정원들에 꽃들이 반깁니다.
근데, 찾아간 할미꽃들이 아직 청춘입니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하늘을 바라고들 있습니다.
할미꽃은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지팡이를 짚어야 할미꽃 다웁지요.
며칠후 좀더 나이들어 고개숙인 할미꽃을 다시 맞나러 와야 되겠습니다.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하늘 매발톱도 꽃을 피우고 있고
튜립도 예쁘게 피어있어 함께 담아 옵니다.
저런, 화단 한켠에 파꽃이 피어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파꽃입니다.
파꽃을 보면 시골집 한켠의 텃밭이 생각나고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시인 김미희님의 시(詩) '파꽃'입니다.
겨우내
서걱서걱 살엄음 물리어도
텃밭에 앉이
푸르름 놓지않았네
뿌리보다 더 튼실한 기둥을 세우노라
비워낸 속은
꺽이지않은 그 녀의 모진 세월
꽃 힌송이 올렸네
하얗게 쪽진 머리,
내 어머니
오월 볕에 앉아 있네
텃밭에 앉아 있네
동네길 길섭에 익어있는 민들레 홀씨도
새끼 키워내는 에미의 모진 삶이겠지 싶어 담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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