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의 모란이 꽃들을 활짝 피웠습니다.
크고 탐스러운 꽃들이 보기가 참 좋습니다.
김영랑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로 유명한 그 모란입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저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그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라는 이름은 꽃색갈이 붉기때문에 란(붉을 丹)이라 하였고 ,
종자를 생산하기는 하지만 굵은 뿌리위에 새싻이 돋아남으로 수컷의 형상이라고 모 (숫컷 牡)자를 붙였다 하지요.
모란은 예로부터 '부귀'를 상징한다해서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귀한 신분의 여인들 옷에는 모란꽃이 수놓여젔었고
선비들의 책거리 그림에도 '부귀와 공명'을 염원하는 모란꽃이 그려저 있었습니다.
가정집의 수병풍에도 모란은 빠지지않았었구요.
또, 미인을 말할때 활짝핀 모란꽃 같다고들 하지않았습니까?
예전에는 집집마다 뜰악에 한 포기정도 모란꽃나무를 심어 키웠던듯 싶은데
요즘은 식물원에나 가야 볼수있을 정도로 귀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모란은 피었다 지는 꽃이어서 일까요?
어느 꽃도 모두 피었다 지는 거지만 모란은 피었다 너무 빨리 집니다,
모란이 피었구나 싶어서 보면 벌써들 지고있습니다.
꽃의 수명이 참 짧아 아쉽습니다.
꽃 하나가 피어있는 기간은 고작 2-3일입니다.
아침부터 피기 시작해서 정오에 절정 입니다.
커다란 꽃잎들, 5-7개 사이로 암술(?)이 뾰죽히 솟은 씨방이 있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노란색 수술들이 가득 차게 들어있습니다.
벌들이 쉴틈없이 들락 거립니다.
며칠 지난 다음에 보면 꽃잎들이 모두 뒤로 젖혀지며 떨어저 나가고
씨방을 싸고있던 노란색 꽃술들도 모두 꽃가루들을 흩뿌리면서 젖혀진채 떨어저들 나갑니다.
그리고, 씨방들만 이렇게 덩그러니 남습니다.
사진속의 이 씨방이 두,세달 정도 지나면 톡 터저 열리고 그 안에 여러개 검은색 씨앗들이 들어나게 됩니다.
그동안은 '모란은 향기도 없고 씨를 심어도 나오지않는다'는 속설에 따라서
쓸데없이 씨방만들기에 영양분을 집중시키느라 나무자체의 성장에는 방해만 될뿐이라며 모두 따서 버리곤 했었지요.
금년에는 따버리지 말고 기다려 보렴니다.
씨방이 익어 열리고 씨앗종자가 나타나 보일때가지 기다려 보렵니다.
열린 씨방과 종자들 사진까지 찍어서 오늘의 이 '목련이야기' 끝에 첨부하렴니다,
모란꽃이 피고 지고 씨방을 익혀 종자까지 만드는 전 과정 이야기를 완성시키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