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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하우현 성당

by 鄭山 2008. 12. 25.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201번지

박해를 피해 안식처를 찾았던 선인 교우들의 숨결이 서린 곳입니다.

하우현(下牛峴)성당입니다.

 

지금은 성당마을 앞쪽으로 자동차들이 씽씽 달리는 큰 길이 나있지만

옛날에는 높은 산과 계곡,거기에 울창한 수림이 들어차서 박해를 피해 안식처를 찾았던 선인 교우들께는

적절한 곳이었겠습니다.

그래서 인적이 드문 이 산골에는 일찍부터 교우촌이 형성되어서

신유(辛酉), 병인(丙寅)박해때부터  순교자들을 배출했다는 군요.

 

지금도 이 마을 주민 모두가 천주교 신자들이랍니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마을 안내석을 보시지요.

아예 '하우현성당마을'입니다.

옛날 이 마을 앞으로 제물포,이천,여주를 잇는 '동양원(東陽院)'이라는 역원(驛院)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이 마을을 '원터마을'이라고도 부른다는군요

 

 

 

 

성당 건물입니다.

이곳의 처음 성당은 1894년 5월 왕림본당 2대 신부인 알릭스 신부와 교우들이 모금한 1,500냥으로

초가 목조 10칸을 지어서 공소강당으로 써온 것이 처음이었다구요.

1900년 왕림본당에서 분리되어 1965년 현재의 성당으로 신축되었답니다.

 

성당내부 바닥에 가즈런히 놓인 탁자들과 방석들이 이채롭습니다.

매 탁자마다  놓여진 성서들 또한 엄숙합니다.

오래된 성당들의 한결같은 천장도 친숙하구요.

바글바글 대성당에서 느껴보지 못한 고즈넉한 소중함이 차분하게 마음에 와서 닿습니다. 

 

 

 

 

1906년에 신축되었다는 사제관입니다.

경기도 지정기념물 제176호입니다.

몸체가 석조로 되어 있고 지붕은 골기와 삼각지붕형태의 팔각지붕으로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한불절충식 건물입니다.평면과 구조, 의장등이 건축사적 가치가 매우 높답니다.

2000년에 보수작업을 거쳐 새롭게 단청을 했다는 군요.

뮈텔(Mutel, 閔德孝)주교의 집전으로 축성식을 봉헌했는데

그 때 내빈으로 참석했던 콜링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 초대 프랑스 공사가 기증했다는 종(鐘)이

아직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사제관 앞쪽으로 성모상이 모셔저 있습니다. 

 

 

수녀원입니다.

수녀원 옆으로 또다른 성모상이 모셔저 있습니다.

 

 

 

 

 

성(聖) 볼리외(Beaulieu,徐沒禮) 신부 기념비입니다.

1866년(丙寅年), 묘루니(묘론리卯論里)산골 교우집에서 조선말 공부를 하며

교우들에게 성사도 주고 교리도 가르치면서

전교지파견을 기다리던중 병인년 박해때

산중(청계산 중턱)에 있는 천연동굴을 찾아가 은신하고 있었는데

식부(食夫) 장제철의 밀고로 그 동굴에서 그해 2월27일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되어 가신후

그해 3월7일에 새남터에서 참수,치명되셨답니다.

1865년 5월27일 조선땅에 도착하셨을때 나이 24세였다는데,

이 젊은 순교자는 조선애서 선교하며 사시던 12명의 선교사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신부 셨다구요.

그러니까, 프랑스 파리 외방전교회 선교사로서 조선에 들어온지 9개월만에 순교를 하신 셈이네요.

숨어 계셨다는 동굴이 이곳 성당에서 부터 5Km라는 표지판이 방향을 가르키고 있더군요.

 

 

성당건물 옆으로 14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하우현 성당의 14처는 15처입니다.

15처는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성당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모셔진 예수님 상입니다.

 

 

조그마한 성당이었지만 결코 작은 성당이 아니었습니다.

옛선인 교우들의 발자취가 100년 넘게 묻어나는 인상깊은 성당이었습니다.

신자총수가 170여명, 전국의 본당중에서 가장 적은 곳이라지만

신앙의 요람이고 누대(累代)가 살아온 교우촌이라는데서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의미깊은 성지였습니다.

역시 교우가 운영한다는 성당옆 음식점 '고향촌'에서 갈비찜정식으로 점심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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