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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늘(2503)- 마른 꽃

by 鄭山 2021. 12. 7.

2021년 12월 7일(화요일)- 마른 꽃

 

 

 

뒷마당에 한참 피었던 백일홍입니다.

오래 개화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100일, 석 달 동안 시들지 않고 계속 꽃을 피운다고 '백일홍'이라 부르겠지요.

그런데 그 오랜동안의 개화기를 끝내고 이제 시들었습니다.

'마른꽃'이 되었지요.

'말린꽃'이라 하면 인공적으로 말린 상태의 꽃을 말하는 것일 테고

제가 혼자 자연 속에서 말랐다면 '마른 꽃'이 되겠지요.

그러니까. 지금 벡일홍은 '마른 꽃'이 되어있는 겁니다.

벼나 보리, 밀등 경작 식물들은 말려서 타작을 하고 씨를 모아 식용으로 사용한다지만 

얘들 꽃들은 대부분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봄이 되면 그 자리에 새로운 싹을 피우기 위해 사람들은 이 녀석들을 통째 뽑아서 없앱니다.

화단정리를 하는 거죠.

근대, 사실, 백일홍 입장에서 보면 '결실'을 맺은 겁니다.

여름에 꽃을 피워 벌, 나비를 불러 일을 시키고 이제 지들은 씨앗을 만들어 결실을 이룬 거지요.

그러니까, 지들로서는 일생을 받쳐 열심히 꽃을 피우고 얻어낸 '성공의 상태'입니다.

시들어 죽은 것이 아니고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한 '살신성체의 집념'인 거지요.

자연 상태대로라면 봄이 되어 새싹이 나오고 자신은 썩어 거름이 되어 그 새싹의 자양분이 되는 겁니다.

시들어 마른 꽃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해 후손을 키워내는 거룩한 희생의 산물입니다.

뒷마당 정원과 앞마당 화단 이곳저곳에 이제는 마른 꽃들이 여기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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