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

오늘(2361) - 신발자국

by 鄭山 2024. 1. 12.

2024년1월12일(금요일) - 신발자국

 

 

 

 

땅이 얼었다가 날씨가 풀리니 얼었던 땅이 질어젔습니다.

오고 간 사람들의 신발자국이 찍혔습니다.

뭐에겐 뭐만 보인다고 카메라를 들고 걷는 내 눈에는 흙에 찍힌 신발자국이 그림같아 보입니다.

그것이 사광(斜光)에 비껴서 명암을 그려주니 그 입체적인 모양새가 더욱 그림같습니다.

오래전에 극사실화를 그리는 어느 화가의 전시회에 들렸습니다.

진흙밭에 깊게 누르고 지나간 큰 트럭의 바퀴자국을 극명하게 사실적으로 표현을 했더군요.

그렇게 세밀한 바퀴자국의 모든 명암을 화폭에 옮겨 담으려면

제작기간이 무척 길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하찮은 소재도 화폭에 담아 작품으로 완성해 낸  작가정신에 공감을 했습니다.

그후로, 흙바닥에 남겨진 자국들이 예사롭게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형사들은 남겨진 신발자국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는다지만 내 눈에는 그 흔적들이 그림으로 남곤합니다.

더욱이나, 온통 콩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덮힌 세상에서 흙바닥에 남겨진 자국을 찾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요.

전에는 학교운동장들이 모두 흙바닥이었는데 요즘은 모두 인조잔디로 덮혀있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다행이도, 자주 방문하는 민속촌이 조선시대를 연출하다보니 초가집들에 흙길들입니다.

신발에 진흙이 붙어 털어낼 일이 한심하겠다는생각을 하면서 남이 밟고 간 신발자국들을 따라서 되겄습니다.

혼자 피식 웃습니다.

뭐? 이게 사진소재가 된다고 이리 찾고 찍어대는지?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2363) - 권성동성당  (0) 2024.01.14
오늘(2362) - 그림자  (1) 2024.01.13
오늘(2360) - 화성 장안문  (0) 2024.01.11
오늘(2359) - 마당에 내린 눈  (0) 2024.01.10
오늘(2358) - 눈내리는 민속촌  (0)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