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월12일(금요일) - 신발자국
땅이 얼었다가 날씨가 풀리니 얼었던 땅이 질어젔습니다.
오고 간 사람들의 신발자국이 찍혔습니다.
뭐에겐 뭐만 보인다고 카메라를 들고 걷는 내 눈에는 흙에 찍힌 신발자국이 그림같아 보입니다.
그것이 사광(斜光)에 비껴서 명암을 그려주니 그 입체적인 모양새가 더욱 그림같습니다.
오래전에 극사실화를 그리는 어느 화가의 전시회에 들렸습니다.
진흙밭에 깊게 누르고 지나간 큰 트럭의 바퀴자국을 극명하게 사실적으로 표현을 했더군요.
그렇게 세밀한 바퀴자국의 모든 명암을 화폭에 옮겨 담으려면
제작기간이 무척 길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하찮은 소재도 화폭에 담아 작품으로 완성해 낸 작가정신에 공감을 했습니다.
그후로, 흙바닥에 남겨진 자국들이 예사롭게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형사들은 남겨진 신발자국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는다지만 내 눈에는 그 흔적들이 그림으로 남곤합니다.
더욱이나, 온통 콩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덮힌 세상에서 흙바닥에 남겨진 자국을 찾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요.
전에는 학교운동장들이 모두 흙바닥이었는데 요즘은 모두 인조잔디로 덮혀있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다행이도, 자주 방문하는 민속촌이 조선시대를 연출하다보니 초가집들에 흙길들입니다.
신발에 진흙이 붙어 털어낼 일이 한심하겠다는생각을 하면서 남이 밟고 간 신발자국들을 따라서 되겄습니다.
혼자 피식 웃습니다.
뭐? 이게 사진소재가 된다고 이리 찾고 찍어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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