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때 형님들이 다니시던 서울대학교에
이하윤(異河潤)교수님이 계셨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던 어린 나이의 내가 특별히 이 교수님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집과 연해있던 서울대학교 뒷편 교수님들 관사에서 그 분 가족들이 사셨고
더욱이나 둘째형과 친하게 지나면서 같이 서울대학교를 다니시던
형님 친구분의 아버님이셨기 때문입니다.
둘째형님과 그 친구분은 6.25한국전쟁 와중에 시내에 나가셨다가
북한군에 잡혀서 함께 의용군으로 끌려 가셨드랬지요.
당시 두 집안 어른들의 상심해 하시던 모습, 지금도 선하게 기억이 되는 군요.
그 이하윤(異河潤)교수님의 시비(詩碑)를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무슨 연유에서 인지는 몰라도, 그 분의 시비가 ,용인 '민속촌'안에 세워저 있더군요.
연포(蓮圃) 이하윤(異河潤)선생(1906-1974)은
1930년대를 대표했던 시문학파(詩文學派) 시인 이셨지요.
김영랑, 박용철, 정지용, 신석정 등과 함께 <詩文學>지 동인활동을 하셨습니다.
시어(詩語)의 음악성을 살리고 표현기교를 예술적 경지까지 끌어 올렸다는 유미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순수문학을 지향하셨다는
평가를 받으시고 계시지요.
일본에서 수학하신 연고로 일본 언론사 기자를 거쳐 서울대학교 교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셨고
시집(詩集)으론 <물레방아>, <실향(失香)의 화원(花園)>, <불란서시선집>, 영국애란시선(英國愛蘭詩選)>등을 남기 셨습니다.
이 시비(詩碑)는 선생의 서세(逝世)10주년 기념사업으로 김응현(金應顯)선생이 근서(謹書)하여
1985년 한국민속촌 물레방아 옆에 세워 놓았다고 설명되고 있군요.
물네방아
끝업시 도라가는 물네방아 박휘에
한닙식 한닙식 이 내 추억을 걸면
물속에 잠겻다 나왓다 돌때
한업는 뭇기억이 닙닙히 나붓네
박휘는 끝업시 돌며 소리치는데
맘속은 옛날을 찾아가
눈물과 한숨만을 지어서 줍니다
..........................................
나만흔 방아직이 머리는 흰데
힘업는 視線은 무엇을 찾는지
확속이다 굉이소리 찌울적마다
요란히 소리내며 물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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