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白樓軒백루헌閑談

식객조(食客鳥)2-토끼사료

by 鄭山 2015. 2. 12.

 

 

토끼 두마리를 마당에서 기르다가 지난 가을 방출을 했었지요.

화분에 심어 높혀놓은 꽃들까지 모두 따먹어버려 골치였는데다가 

잔디밭 이곳저곳에 두 놈이 변을 보아 놓는데 그게 더 큰 문제 였습니다. 

콩처럼 동그란 녀석들의 변이 잔디풀 사이로 숨어들어 치울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거름도 되고 좋겠다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두 놈이 성토(成兎)가 되면서 그 분량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문제가 됐습니다.

치울려니 풀잎사이로들 스며들어 버리고.. 털어낼수있는 방법도 없었습니다. 

너무 많이들 싸놓다보니 거름은 고사하고 오히려 잔듸를 고사시킬듯 싶고...

지저분하기도 하고 위생상으로도 문제일듯 싶었습니다.

잔디밭위에 뛰어다니는 하얀토기 두마리, 그림만 낭만적이었지

치울수도없이 넘쳐나는 녀석들의 변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새끼때 데려온 청계천 조류상가 가게집에 도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녀석들을 보내고 나서 보니 먹이던 사료 두포가 남아 있습니다.

새들에게나 나눠주자고 했습니다.

식물성 사료이니 새들도 잘 먹겠지요.

 

 

 

 

기왕에 만들어 놓은 야조먹이대 앞에 또다른 사료먹이대를 하나 더 추가해서 토기사료를 놓아 주기로 했습니다.

새가 닥아서면 창너머로 사진찍기도 쉬운 자리이고 녀석들이 어지렵혀 놓아도 지장없을 자리를 택한 거지요.

항아리 하나를 뒤집어 받침대로 하고 그위에 고기굽다 버린 철판그릇을 가져다 먹이를  부어 놓았습니다.

닭사료도 첨가하고 고기기름도 한덩이 가져다 놓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직박구리 한 놈이 나타났습니다.

앞마당 야조먹이대를 수시로 찾아오던 단골녀석이겠지요.

그놈이 그놈 같으니 자주 찾아오던 녀석이겠거니 생각합니다.

 

 

곧바로 사료대에 내려앉아 쪼아먹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함께 올려 놓았던 고기기름 덩어리가 보이질 않습니다.

고기기름은 박새도 좋아하고 이 녀석 직박구리도 쪼아먹고는 했는데... 그동안 보니, 덩어리가 커서 통채로 가져 가지는 못하던데...

흔적없이 없어진 걸로 보면, 아무래도, 그 사이에 까치녀석이 다녀간 모양입니다.

녀석이 아니고서는 덩어리채 물고 날아오를 녀석이 주변에는 없거든요.

산비둘기도 찾아오긴 하지만 그 녀석은 식물열매나 씨앗종류가 먹이감이지 고기는 아니고..

그동안 까치녀석의 먹이감은 챙겨주지 않았드랬었지요.

그렇다보니, 개장에 몰래 들어가 개사료를 입에 물고 튀기는 했어도 야조먹이대에는 접근치 않았었는데...

아무래도, 까치녀석, 못본 사이에, 고기기름 덩어리를 발견하고 좋다구나 통채로 잽사게 채간 모양입니다.

뒷자리 야조먹이대 그릇 속에도 고기기름 한덩어리를 함께 넣어 놓았는데 그것도 없어젔습니다.

야조먹이대의 고기기름은 그동안 박새가 자주 찾아와 먹곤 했는데...

박새가 계속 먹게 해주고 까치가 물고 날아 오를수 없도록

아무래도, 철사로 묶어 놓아야 되겠습니다.

 

 

 

 

직박구리 녀석, 철판그릇에 놓아준 토끼사료. 잘 먹습니다.

창너머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데도 흘깃흘깃 처다만 볼뿐 도망치지않습니다.

그동안 낮이 익어서일까요?

 아니겠지요.

낮이 익어서가 아니라  햇빛을 정면으로 받고 있는 늦은 오후이다보니 

유리창 안쪽에 있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게 아닐까요?

사진을 여러장 찍는동안 내내 앉아서 토기밥, 줄기차게 열심히 잘도 먹고 있습니다. 

유리창을 가운데 두고 제 녀석과 나와의 거리, 불과  3m도 되지 않습니다.

직박구리를 이렇게 가깝게 관찰할수있어 좋습니다.

 

 

 

잠시후에 박새가 날아 들었습니다.

 

 

 

이 녀석도 우리집 뜰악에 자주 찾아오는 단골박새놈 이겠지요.

이 놈들도 그 녀석이 그 녀석같이 생겨서 그놈이 이놈같고 이 놈이 그놈 같습니다.

좀더 관찰해서 식별안이 높아지면 모를까 아직은 박새하면 그놈이 그놈입니다.

가슴에 세로줄 검은색 줄무니가 확실한 녀석이 숫놈이라던데...아직 암수구별도 힘듭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토끼사료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다시 또 가져다 놓아준 고기기름에 관심이 있는 모양입니다.

고기기름을 먹으러 찾아온듯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토끼사료는 거들떠도 안보고 고기기름만 쪼아먹습니다.

아무거나 잘 먹어주니 예쁨니다.

 

 

 

추운 겨울날, 먹이구하기도 힘들텐데

이곳 우리집 마당에 가면 먹을게 많다고 소문이 났는지

쉬지않고 날아와 주는 녀석들,

보고 즐깁니다.

이번 겨울은  많은 시간  새들하고 놀면서 지냅니다.

 

 

'白樓軒백루헌閑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둥지 만들기  (0) 2015.02.19
식객조(食客鳥)1- 새들  (0) 2015.02.13
입춘(立春大吉)  (0) 2015.02.03
은행털이  (0) 2014.11.04
틈새  (0) 201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