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으로 나가려고 썬큰복도의 문을 열면 바닥 구석진 자리에 이태리봉선화 한포기가 예쁘게 꽃을 피워 반깁니다.
마루바닥과 벽돌담사이에 틈새도 없는데 어떻게 저리 뿌리를 내리고 꽃까지 피웠을까?
무서운 생명력에 감탄하고 맙니다.
개화기간이 무척이나 긴 '이테리봉선화'이다 보니 여름지나 가을초입까지 내내 저자리에서 저렇게 오래도록 꽃을 주고 있습니다.
봄이 오면 화원에 가서 새롭게 개화한 포트들을 사다가 화단에 식재를 하곤 했는데...
누가 그 자리가 꽃심을 장소라며 심어 준것도 아닌데 ...
어쩌다 저 자리 저렇게 깊숙한 곳에 터를 잡고 꽃까지 피웠을까?
아무도 심어준 이 없으니
아마도, 화단의 씨앗이 한톨 날아와서 박혔겠지요.
그리고, 월동해서 꽃을 피웠을 터입니다.
장 합니다.
내년 봄에도 저 자리에서 다시 소생해 저처럼 꽃을 피워주면 좋겠습니다.
기억하고 기대해 보렵니다.
틈새를 비집고 꽃을 피운 '이태리봉선화'를 보면서 또다른 틈새의 생명들도 봅니다.
돌판과 돌판이 맞물려있는 틈새들에도 작지만 강한 생명들이 보입니다.
애처롭다 여겨저서 뽑아버리지를 못합니다.
그것도 살겠다는 생명들인데...
'남자는 나서 줄을 잘 서야 한다'는 속어(俗語)가 있습니다.
빗대어 말하면 '풀들은 낳아 자랄 자리를 잘 선택해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