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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栮齋송이재閑談

수국

by 鄭山 2008. 8. 22.

 

 

띠앗마을 주차장 옆에 수국나무 한 그루가 무수한 입새들과 하얀색 뭉치꽃들로 덮혀 있습니다. 

꽃이 무거워 가지들을 아래로 늘어뜨랜채 서있습니다.

 

위의 수국꽃들은 8월초, 마악 꽃을 피우던 때의 사진이고

아래 수국은 8월중순  하얗게 꽃을 피운 때의 모습입니다.

 

 

띠앗마을에 오직 한 그루 서있는 이 수국,

저렇게 많은 꽃을 피워줄때면  미안한  마음이 들곤합니다.

처음 이 나무를 이자리로 옮겨 심을 때만해도 무슨 나무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몰랐습니다.

심어 놓았던 자리들을 다른 나무들한테 몇번인가 양보하다가

끝내는 이 자리로 옮겨 오면서 "살면 살고 죽으려면 죽어라'라는 소리를 들었던 녀석이었지요.

그처럼 푸대접을 받았던 녀석이 이처럼 많은 꽃들을 피워줍니다.

그리고 그 꽃들이 무거워 고개를 숙입니다.

그래서 참 미안합니다.

그래서 닭장을 치우며 생기는 거름들은 우선적으로  이 녀석에게 먹입니다.

 

이해인님의 시(詩), '수국을 보며'를 읽습니다.

 

      기도가 잘 안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 푸른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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