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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상사화의 개화준비 그리고 개화

by 鄭山 2016. 8. 3.



지난 초봄,3월중순께 촬영해 놓은 상사화 꽃잎들입니다.

마치 난초잎처럼 무리지어 피어올라 소담하게 자리를 잡습니다.

뒷마당 비둘기집앞에서 키를 키우고 있던 상사화 잎들입니다.


풍성하게 잎새들을 키우더니

언젠가 잎새들이 모두 죽은듯 쓰러저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모르는 사이에 모두 스러저 버리고 말았습니다.

잎새들이 모두 없어진 것이지요.




그러더니, 어제(2016년8월3일) 그 자리에서 꽃대를 올리고 꽃망울을 맺고있는 상사화를 발견했습니다.

비둘기장앞에서 한무더기 잎을 키워올렸던 바로 그 자리입니다.





잎은 모두 스러지고 꽃이 잎새없이 혼자 피려합니다.

잎은 봄에 피고지고 꽃은 한여름에 피려 합니다.

잎새와 꽃이 서로 맞나지 못하고 따로 자라고 따로 핀다해서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상사화'라 이름했다지요.



'상사화(相思화)'에 얽힌 애틋한 전설이 생각납니다.

'상사화(相思花)',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꽃


옛날, 천국에 사이좋은 두 남매가 살았답니다.

이들 남매는 자주  바닷가를 거닐며 달을 보고 놀기도 했답니다.

그날도 달을 처다보며 바다가를 거닐다가 누나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동생은 누나를 일으키려다가 않돼서 그만 누나를 덥석 안았답니다.

그때부터 남매는 사랑을 느꼈답니다.

매일 달밤의 바닷가 돌위에 올라 앉아 포옹을 했답니다.

엄마는 이들을 떼어 놓으려 했고

하느님은 이 남매를 꽃으로 환생시켜 인간세계로 내려 보냈다네요.

누나는 상사화의 꽃이 되었고 동생은 상사화의 잎이 되었답니다.

남매는 뛸뜻이 기뻤답니다. 

한몸으로 같이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둘의 사랑은 비극이었답니다.

항상 누나가 필때는 동생은 지기때문이었지요.

이른 봄, 연녹색의 동생잎이 피어나서 오지않는 누나꽃을 기다리다가  6월 햇살에 그리움 안고 말라 죽으면

누나꽃은 동생이 그리워 8월에 꽃대를 헤집고 피어나건만

동생잎은 이미 말라죽어 흔적조차 없다지요.

잎이 진 다음에야 꽃은 피어나고 꽃이 진 다음에야 잎이 피어나는

엇갈린 운명의 꽃과 잎의 슬픈 사랑이야기입니다.


일년에 한번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가 슬프다고 했더니

이건 아예 평생 한번도 만나지 못하는  더 슬픈 사랑 이야기입니다.




찜통더위에 꼼짝도 않고 선풍기만 끼고 온종일 책만 읽다가 저녘이 되어서야 뒷마당에 내려 섰습니다.

비둘기들과 강아지들 물갈아주고 먹이 나눠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저쪽 비둘기장앞에 어제의 그 상사화 꽃봉오리가 활짝 열려 있는게 보입니다.

머금고있던 어제의 그 꽃봉오리. 활작 열려면 며칠은 걸리겠지 했는데...

벌서 꽃잎을 열었습니다.

얼른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카메라를 챙겨 나옵니다.

우선 2송이가 먼저 꽃잎을 열었군요.



꽃송이가 6개인데 그 가운데 2개가 먼저 꽃잎을 열고 나머지 4개가 대기중입니다.

그 가운데 한 놈은 내일이라도 곧 꽃잎을 열 기세입니다.



꽃봉오리 6개가 모두 꽃잎을 열면 지금보다 훨신 보기좋겠다 싶습니다.

전설속의 누이와 동생의 아픔은 잠시 잊고 꽃을 피워주니 좋기만 합니다.

모두 함게 피어 카메라의 앵글을 풍성하게 해주기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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