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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봄을 기다리는 것들...

by 鄭山 2014. 2. 3.

 

 

 

KBS 1TV가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부제(副題)로 '가요무대'를 방영했습니다.

그리고 보니, 벌써 '입춘(立春)' 이로군요.

'입춘추위'가 매섭다고 했지요?

문밖 마당으로 나서니, 역시 매서운 날씨가 '입춘'임을 실감케 합니다.

아무리 날씨가 매워도 '입춘은 입춘' 입니다.

'봄의 시작'을 늦출수는 없겠지요.

주변에서 함께 봄을 기다리는 녀석들을 돌아 봄니다.

 

먼저, 망울망울 목련꽃 봉오리들이 눈에 듭니다.

 

 

목련꽃, 개나리랑 진달래가 꽃을 피우면 뒤질세라 솜덩어리처럼 풍성한 꽃을 피워 주지요?

꽃피울 준비를 이미 마친듯 싶고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듯 합니다.

매 가지끝마다 솜털같은 꽃봉오리들을 위로 향해 머금고 있습니다.

가지끝 꽃봉오리는 목련뿐만이 아니로군요.

진달래 또한 가지들 끝마다 예쁘고 앙증맞게 꽃망울들울 맺어 놓았습니다.

 

 

진달래, 봄이면 뒷산중턱에서 무더기 무더기 빨갛게 예쁜 꽃을  피워주던 고향꽃 이었지요?

작은 녀석으로 한 그루 골라 옮겨 심어 놓았더니 이제는 제법 키를 키우고 자리를 잡아

봄이되면, 그 예쁜 꽃을  피워 봄소식을 전해주곤 합니다. 

 

영산홍과 회양목도 봄을 기다리고 있었군요.

 

 

 

영산홍도 그렇고 회양목도 그렇지요.

진한 녹색의 잎새들을 단풍색으로 물은 들였으나 낙옆으로 떨구지는 않고

단풍색 잎 그대로  겨울추위를  버팀니다.

그리고 봄이 오면,  원래의 초록으로 서서히 착색을 얹어가며 생기를 되찾는 강인한 녀석들이지요.

봄이 오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모양새가 역연합니다.

 

그리고, 마당 한켠에 앵무비둘기(Oriental Frill Piegon) 한쌍이 살고 있지요.

녀석들도 방풍막 뚫고 스며드는 따뜻한 겨울 햇살을 즐깁니다.

 

 

새끼를 기다리는 분들이 줄을 대고 기다리고 있어서

봄이되면 알낳고 부화시켜주지 않겠느냐며 미뤄 놓았는데...

그리고 보면...녀석들 자신보다 주인이 더 봄을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창너머 저쪽, 까치 부부,

집짓기를 끝내 놓았으니

이제 알낳고 부화시켜 새끼 키우기만 남았겠지요?

역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모양새 입니다.

(한마리는 집안에 들어가 있고 한마리는 밖에 나와 있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녀석들, 또 있군요.

야조먹이대를 참새떼거리들 한테 점령당하고

먹이대 꼭대기로 쫓겨 올라와서는

참새떼들이 떠나기만 기다리며 참새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처량한 박새녀석.

그리고, 야조먹이대에 놓아준 모이들로 막무가내 배를 채우며 오고가는 참새녀석들.

모두 모이가 많아지는 봄날을 역시 기다리고 있겠지요?

그리고 새끼도 깨워 키워야 할테고...

 

 

 

나무들도 새들도... 모두모두 봄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우리도 함께.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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