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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栮齋송이재閑談

보리

by 鄭山 2008. 5. 29.

띠앗마을에 보리가 익어갑니다.

우리가 심은 보리는 아니지만

바로 '송이재'앞  넓은 밭에 심겨저 있어서 

익어가는 모습이 정겹게 시야에 들어 옵니다.

 

'보리',

'보리고개'라는 말이 있었지요.

식량으로 보리까지 다 먹어버리고 나면

그 이후 추수때까지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던 시절의 얘기입니다.

쌀과 함께  보리가 주식이던 때가 얼마전의 일이었습니다.

쌀을 아껴 먹도록 보리 혼식이 강조되었고

학교 점심시간에는 보리 혼식여부를 점검하는 도시락 검사가 있었지요.

보리가 섞였던 밥, 정말 먹기 싫었었지요.

하얀 쌀밥은 특별한 날에나  먹던 귀하고 맛있는 밥이었습니다.

 

그렇던 보리가 언젠가 부터인가 우리네 식탁에서 멀어지더니

이제는 별식으로, 웰빙음식으로

융숭하게 대접받는 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지난 3월 하순의 보리밭이었습니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난 4월하순의 보리밭입니다.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밭입니다.

다시 또 한달이 지난 5월하순의 보리밭입니다.

추수가 멀지 않았습니다.

논에는 모내기가 끝났구요.

 

 

 

 

큰 놋쇠 밥그릇에 보리밥을  푹 퍼넣고 그 위에 된장을  발라 얹어서  

놋쇠 숫가락으로 확확 비벼 먹습니다.

총각김치가 곁들여지면 더욱 좋구요.

씹히는 맛은 쌀밥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꺼끌꺼끌한 맛, 그 토속적인 것이 우리네 옛맛 그대로 입니다.

보리가 익어가는 모습을 보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옛날의 우리네 살던 모습들이

고스란히 닥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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