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앗마을 '명춘초당'에 옮겨 심은 모란이 활짝 개화를 했습니다.
'목단(牧丹)'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언제 보아도 모란꽃은 웅장하고 화려합니다.
은은한 운치 또한 있어서 '귀인의 상'을 느낍니다..
부귀(富貴)의 상징입니다.
옛 선인들이 즐겨 화폭에 담던 꽃입니다.
원래 띠앗마을 '송이재'에 두개의 큰 모란나무를 키우고 있었지요.
한 나무는 아랫집 '명춘초당'으로 옮기고 또 한나무는 '백루헌'으로 옮겨 심었는데
'명춘초당'의 모란은 저렇게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고
'백루헌'으로 옮겨 심어 놓은 놈은 지난해 비실대며 죽었는데
올 봄 그자리에서 새순이 피어오르더니 지금 무럭무럭 커오르고 있습니다
'모란꽃' 하면 김영랑(金永浪 1902-1950. 본명 允植) 시인의 '모란이 피까지는' 이라는 유명한 시(詩)가 떠오르지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인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처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젔느니
모란이 지고 나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서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은 중국이 원산지라고 했습니다.
옛날 중국의 수양제가 이 꽃을 세상에 전했다고 했던가요?
지금도 중국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두가지 꽃을 꼽으라면 단연 이 모란과 매화를 꼽는다지요.
옛날 선덕여왕이 공주시절,
중국의 당태종이 모란그림 한폭과 모란씨 석되를 처음으로 보내왔다는데
공주가 그림을 보고서 "꽃은 화려한데 꽃에 벌과 나비가 없으니 향기가 없겠구나"라고 했는데
과연 꽃이 피고 보니 향기가 없더라구요.
선덕여왕의 총명함을 얘기하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그 모습에 걸맞는 진한 향기가 있습니다.
꽃의 색갈도 흰색,붉은색, 담홍색, 자색 등 여러가지가 있다구요.
가끔 노란색도 있다네요.
그런데 불행이도 빨간색 모란꽃밖에 보지를 못했으니 ...
'松栮齋송이재閑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변에 핀 곷들(5월22일) (0) | 2010.05.23 |
---|---|
꽃속에 (0) | 2010.05.14 |
5월의 꽃(송이재) (0) | 2010.05.14 |
띠앗마을의 봄 (0) | 2010.04.13 |
포도덕대 (0) | 2010.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