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골집에 내려 갔더니 장모님께서 기르시겠다고 해서 잡아 우리에 가두었던 토기가 간데 없고 문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고 녀석이 잘 먹던 강아지 사료만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주인없는 토끼인줄 알았는데 옆집에서 기르던 녀석이었답니다.
지난해 봄부터 두마리를 키웠는데 한마리는 죽고 한마리가 남았는데 그 놈이 어느날 갑자기 집을 나가버렸다구요.
옆집으로 다시 돌려 주었다는데...옆집 할머니, 다시 문을 열어 놓아서 또 나갔답니다.
어느 순간, 밖을 내다보니 그 녀석이 우리집 마당을 뛰어 다닙니다.
닭장 아래칸(녀석이 잠시 기거했던 곳)의 개사료가 녀석의 먹이 랍니다.
나가서 돌아 다니다가 하루에 한두번씩 들려서는 놓여진 개사료를 먹는 답니다.
들토끼가 된 녀석, 여전히 집토끼 입니다.
유기견, 유기고양이 얘기는 많이 들었어도 유기 토끼 얘기는 못들어 봤는데...그러니까, 저 녀석이 유기 토끼인 셈 입니다.
1m 앞까지 접근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녀석, 도망치지 않습니다.
소유주는 엄연히 옆집 할머니이니 다시 잡아 우리에 가둘수는 없고....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