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닭장 아랫칸에 토끼 한마리가 보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찾아든 손님토끼 입니다.
저녁 어스름, 장모님을 찾아뵙고 가는 처남 내외를 배웅하러 문밖으로 나선 식구들이 일제히 '토끼다' 라고 외첬습니다.
눈덮힌 마당에 토기 한마리가 깡충거리고 있었습니다.
소리를 지르자 손님토끼 녀석 ,차밑으로 들어가서 꼼짝을 않습니다.
마침 닭을 잡아 넣으려고 준비해 놓았던 토끼철장과 뜰채가 가깝게 있어서 간단하게 덮처 잡았습니다.
비어있는 아래층 닭장에 잡아 넣고 급한대로 먹을 거리를 넣어 주었습니다.
토마토와 무를 한개씩 넣어 주니 갉아 먹습니다.
닭사료를 주니 입도 대지 않아서 개사료로 바궈 넣어주니 그것은 먹습니다.
키우자는 의견과 놓아 주자는 의견이 반반씩이어서 산토끼냐 집토끼냐로 사육여부를 결정하자고 했습니다.
집토끼라면 겨울들녘에서 먹거리찾기가 어려울터이니 먹이주고 키우고
산토끼라면 자유를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였던 거지요.
이장집에 문의를 했더니 가까운 곳에 토끼기르는분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산토끼일가요?
그런데...아무래도 집토기같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먹이를 주면 도망가지 않고 가깝게 닥아 옵니다.
귀를 만지려 하면 귀를 내줍니다.
그렇다면... 집나와 헤메며 먹이찾다가 먼곳에서 이곳까지 찾아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찾아든 손님이니 거두어 먹이주고 키우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키우자고 하면 또 일거리 하나가 늘어나는 셈이지요.
모르면 몰라도 내년 봄쯤되면 이 녀석 혼자 외롭겠다며 짝을 맞추어 주자고 할터이고
짝이 맞춰지면 새끼들을 낳아 놓을테니 그 녀석들 뒷치닥거리도 간단치 않을듯 싶구요.
동물들 좋아하는 것도 병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