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곱슬자보' 입니다.
대구에 사시는 닭애호가분께 일본인친구가 선물해 주면서 이 땅에서도 살게된 놈들입니다.
무척 아끼는 놈들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기르게 된놈들이다보니 더욱 애정이 가고 아끼게 되는 모양입니다.
쌍을 맞추어 종계로까지 키워내는데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아서 였겠지요.
어느 닭까페 주인장께서 암놈 병아리 한마리를 주시면서 숫놈은 곧 다음에 나오는 병아리로 채워주겠노라 했던 것이 고생의 시작이었습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채 그댁 종계들이 사라지고 , 해를 넘겨 멀리 담양에서 숫놈 병아리 한마리를 어렵게 구해 옵니다.
그런데, 그 얻어온 숫놈이 제구실을 시작도 하기전에 이번에는 성계로까지 키워젔던 암놈이 덜컹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암놈의 기인 독수공방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숫놈의 독수공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종(種)과 관련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던 마니어 한분이 쪽지를 보내 왔습니다. "잘 크고 있겠지요."라는.
"새로운 독수공방의 시작"이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종란 10개가 왔습니다.
겨우 2마리가 나왔습니다.암수로 자라 주었습니다.
숫놈 2마리에 암놈 한마리, 눈을 크게 뜨고 키웠습니다.
숫놈 한마리에 암놈 2마리로 정리를 마쳤습니다.
금년 봄이 되면서 병아리들이 안정적으로 부화되어 나옵니다.
숫놈과 암놈을 사진에 담습니다.
동글동글한게 귀엽습니다.
병아리들을 몇분께 나눔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리에 털이나서 잡(雜)이 섞였답니다. 아쉽다구요.
그러니까, '잡종'이라는 얘기입니다.
녀석들이 다리는 짧고 날개깃은 길어서 항상 다리를 덮고 다닙니다.
그리고, 볼때마다, 동글동글하게 생겨 굴러다니다 보니 다리에 털이 나있다는 사실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다리에 털이 나있으면 '잡종'이라고들 합니다....
그것이 사실일까? 의문을 가져 봄니다.
내 다리는 털이 없어 맨들맨들 합니다.
다리에 털이 많이 나있는 친구들이 주변에 여럿입니다.
그렇다면, 다리에 털이 하나도 없는 나는 '순종(?)'이고 다리에 털이 많이 나있는 주변의 내 친구들은 'ㅇㅇ(?)'인가?
물론 만물의 영장인 사람과 미물인 닭을 비교한다는게 말도 않되지만 ...혼자서 피식 웃습니다.
그리고, 내가 키우고 있는 비둘기, '쿠루퍼'가 암놈은 다리에 털이 많고 숫놈은 다리에 털이 없습니다.
원래 쿠루퍼는 다리에 털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암놈은 '순종'이고 숫놈은 '잡종'인가?
'쿠루퍼'를 보면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 저놈은 다리에 털이 있고 저놈은 다리에 털이 없네."
"저놈은 털이 없으니 잡종이야"라고 하지는 않더군요.
그런데, 바둑곱슬자보는 , 다리에 털이 있으면 '잡종'이고 털이 없으면 '순종'이 되는 모양입니다.
관련 일본자료가 없어 확인해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혹시, 일본의 '자보협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털이 있으면 잡종'이라고 규정해 놓았는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다리에 털이 있는 놈보다 없는 놈이 아무래도 좋겠지요.
어찌되었던, 다리에 털이 나있는 놈이 '잡종' 맞다면
이놈은 도태를 시키고 털없는 놈을 새롭게 구해야 되겠지요.
이녀석들 종계만드는데 2년넘게 걸렸는데
'종계만들기 작업',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말인가?
어렵게 만들어 놓은 종계 숫놈 다리에 털이 있다보니 또 어떻게 털없는 숫놈을 구해오나...
짜증이 나서... 푸념을 늘어놓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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