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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꽃무릇 - 또다른 이름, 상사화

by 鄭山 2012. 9. 26.

 

 

 

동문 사진클럽, DiFiPhoNo 클럽이 전북 고창 '선운사'로 원정출사를 다녀 왔습니다.

선운사 주변에 흐드러지게 꽃피워 장관을 이룬 '꽃무릇' 군락을 카메라에 담아오기 위해서지요.

사찰 주변 이곳저곳에서 장관을 이루고 있는 꽃무릇 군락은 요즘 사진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높은 출사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듣던바대로, 고창 선운사 꽃무릇 군락,  많은 찍사들이 찾아들 왔더군요.

평일인 오늘도 이러한데, 주말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까  싶었습니다. 

 

 

'꽃무릇'입니다.

남부지방 사찰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여러해살이풀로 불가(佛家)에서는 '석산(石蒜)'이라 부릅니다.

뿌리에 방부제 성분이 있어 즙을 내서 단청이나 탱화를  그릴때 섞어 쓰면 좀이 쓸지 않는다고 합니다.

선홍색 꽃잎은 붉은색 염료로 역시 단청이나 탱화작업에서 요긴한 소재로 쓰이구요.

그래서 사찰에서 이 꽃을 그렇게 많이들 키우는 모양입니다.

선홍색 꽃잎도 꽃잎이지만 꽃잎보다 훨씬 크면서 위로  솟구처오른 꽃술들이 참 화려합니다.

 

 

어떤이들은 이 '꽃무릇'을  또다른 이름으로 '상사화(相思花)' 라 부른다고 하고

또 어떤이들은 '꽃무릇'과 '상사화'는 서로 다른 꽃이라고들 말 합니다.

 

'꽃무릇'과 '상사화',

잎이 나와 있을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때는 잎이 떨어지고 없어 영원히 서로 맞날수 없는 잎과 꽃 임으로

두 꽃 모두'상사화(相思花)'임에는 맞지만...

'상사화'와 '꽃무릇',  색상과 모양 그리고 생장기가 서로 다릅니다.

봄에 솟아난 잎이 여름장마가 끝난 뒤쯤 꽃대가 마늘쫑 처럼 높고 길게 솟아 올라 7-8월,

연노랑색 꽃을 피워주는게 '상사화'이고

'상사화'가 모두 지고 난후 추석 무렵, 9-10월, 꽃잎보다 꽃술이 훨씬 긴 선홍색 꽃을 피워주는게 '꽃무릇' 입니다.

꽃이 지고나면 잎이 그제서야 솟아 오릅니다.

중국 양자강지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까지 전해젔다(?)는 '꽃무릇'은 학명 'Lycoris radiata', 꽃말은 '슬픈 추억'이고

우리나라가 원산이라는 '상사화'는 학명 'Lycoris squamigara', 꽃말은 '이룰수없는 사랑' 입니다.

여기까지가 '상사화'와 '꽃무릇'은 서로 다른 꽃이라는 이유 입니다.

 

(상사화)

 

(꽃무릇)

 

그런데...

'상사화'와 '꽃무릇' , 두 꽃 모두 수선화과(科) - 상사화속(屬)에 속합니다.

상사화속(屬)에서 '상사화'는 '상사화종(種)으로, '꽃무릇'은 '꽃무릇종(種,석산種)으로 각기 나뉩니다.

그러니까, 광의(廣意)의 '속(屬)'으로 분류하면 둘 다 '상사화'이고

'종(種)'으로 세분화해서 부르면 '상사화'로, '꽃무릇'으로 각기 나뉘어 부르게 된다는 이야기 이지요.

100여종의 내종(內種)으로 세분화되는 '장미', 통털어 그냥 장미'로 부를수도 있고 각개 내종별 이름으로 부를수도 있고

역시 100여종이 훨씬 넘는 내종(內種)의 '국화',  각개 내종별 이름으로 따로따로 불러도 되고 그냥 통털어'국화'라 불러도 되듯이 말이지요.

잎따로 꽃따로의 '상사화'도 

꽃무릇, 상사화, 백양화, 붉은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제주상사화 등  10여종(種)의 내종(內種)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여기까지가 '꽃무릇' , 또다른 이름으로 '상사화'라 표현한다해서 틀린 표현은 아니라는 이유 입니다.

그러니까, '상사화'와 '꽃무릇', 세부적으로 말하면 서로 다른 꽃(種) 맞구요.

'꽃무릇'을 (광의이 의미로) '상사화'라  불른다해서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다라고 단정해서 말할수도 없겠습니다.

꽃과 잎이 영원토록 만날수 없어 서로 애틋하게 상대방을 그리워만하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의 꽃, '상사화(相思花)'.

두 꽃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꽃무릇의 최대군락지로  영광 불갑사와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를 꼽는데,

  영광 불갑사는 '상사화 축제'로, 함평 용천사와 고창 선운사는 '꽃무릇 축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천상의 오누이가 이룰수없는 사랑으로 꽃나무가 되어 지상으로 유배되어 내려 왔으나

잎(동생)과 꽃(누나)으로 나뉘어 지고,또 피는 시기가 각기 달라 서로 만날수없었다는 '상사화'의 전설과는 달리

'꽃무릇'의 전설은 젊은 스님의 '이룰수없는 짝사랑' 입니다.

어느 깊은 산속의 절에서 열심히 불도를 닦던 한 젊은 스님이 있었다지요.

어느 여름 날, 아리따운 여인이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갑자기 비가 내려 마을로 내려가지 못하고

사찰마당의 나무아래에서 비가 그치기만 기다렸답니다.

이때 그 젊은 스님이 비에 젖은 아름다운 그 여인을 연모하게 되었고

한달 열흘 시름시름 앓다가 그만 피를 토하며 죽었답니다.

노(老)스님이 불쌍히 여겨 그를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에서 처음 보는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붉은 피를 토하며 죽은 젊은 스님의 넋이라고 했답니다.

물론 잎따로 꽃따로 였구요.

훗날 사람들은 이꽃을 '상사화(相思花)'라 불렀답니다.

'꽃무릇'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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