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꽃'입니다.
시골 마당에 그리고 장독대 옆에 가을이면 흐드러지게 피던 꽃이지요.
옆집에서 작은 모종들을 얻어다 심었는데 녀석들이 커서
이렇게 환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마루와 산호'집앞과 뒷마당 두곳, 모두 세곳에 꽃을 피웠습니다.
흰색에서 자주색까지 여러가지 색갈의 꽃들을 피우는데
우리집 마당에 핀 녀석들은 모두 빨간 색상들이네요.
국화과에 속하는 이 녀석들이 꽃을 피우는걸 보면
이제 가을이 가깝게 닥아서는 모양입니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 했었죠.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과꽃 예쁜 꽃을 들여다 보면
꽃속에 누나 얼굴 떠오릅니다.
시집간지 어언 3년 소식없는 누나가
가을이면 더 생각나요."
과꽃 앞에서 시집간 누나를 그리며 남동생이 불렀던 동요였던 기억입니다.
어린시절,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풍금에 맞춰 부르던 노래였지요.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어효선 시인의 시(詩)에 권길상 선생이 곡을 붙였던 듯 싶은데...
과꽃을 보니 이 노래가 문득 떠올라 흥얼거립니다.
어렸을 때 부르던 노래가 이처럼 잊혀지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을 보면
어렸을 때의 기억은 무척 소중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