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12월3일(일요일) - 까치밥
시골에 가면 집집마다 마당 한 켠에 감나무가 한 그루씩은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잎새들은 떨어지고 빨갛게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있곤 하지요.
긴 대나무의 끝부분을 낫으로 벌려 감따기장대를 만들어서 감들을 하나씩 따내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개는, '까치밥'이라며 남겨 놓습니다.
사람만 먹을게 아니라 까치에게도 먹을 걸 하나 남겨주자는 거지요.
훈훈한 우리네 어른들의 인정이었습니다.
근데, 요즘은 사정이 예와 같지 않답니다.
아래쪽 손이 쉽게 닿는 곳의 감만 따고 나머지는 모두 버려둡니다.
따내리기를 포기하는 것이지요.
예전처럼 먹을게 부족하지도 않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감 딸 남정네 장정들은 모두 도시로 가고 노인들만 남아서 그렇다더군요.
민속촌에도 여러 곳 감나무들이 있습니다.
새들이 홍시 찾아 쪼아먹습니다.
그동안 직박구리와 박새들이 흔하게 목격되었고 어느해인가는 청설모도 목격되었습니다.
방문회수가 전년에 비해 줄어서인지 금년에는 청딱다구리와 직박구리만 만났을 뿐입니다.
청딱다구리는 처음 이고요.
며칠전에 창덕궁을 방문했는데, 낙선재에 주렁주렁 감이 달린 감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직박구리가 왔다가고 까치가 여러마리 한꺼번에 몰려들었습니다.
카메라가방속에 넣어 놓았던 장망원렌즈를 끄집어 내서 부지런히 몇컷 담았습니다.
오늘은, 창덕궁에서 만난 까치들과 민속촌에서 만났던 직박구리와 청딱다구리를 엮서
'오늘'의 주제사진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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