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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栮齋송이재閑談

어이쿠, 미안해라

by 鄭山 2013. 8. 6.

 

 

 

몇년전인가? 마당 한켠에 덩쿨장미를 심어 꽃을 피우겠다고 철제 아취를 한개 구해다 세웠습니다.

넘어지지않도록 땅바닥에 고정시키기는 했으나

더 튼튼히 고정시키겠다고 옆에 자라고 있던 대추나무와  나이론로프로 묶어 연결을 시켰지요.

텐트 고정시키듯 아취 윗부분과 나무 아래부분울 팽팽히 당겨 경사지게 묶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니 장미덩쿨이 너무 무성하게 엉켜서 볼품이 업어젔습니다.

전지가위와 톱으로 과감하게 정리를 한다고 했더니

장미가지들은 잘려나가 정돈되고 철제 아취는 이곳저곳 녹슨 부분이 들어 납니다.

그리고, 나이론줄로 묶여 연결된 대추나무 아랫둥이는 ...아뿔사...심하게 상처를 입었습니다.

나무가 성장하면서 몸통은 두꺼워 지는데...  묶어놓은 나이론줄은 그대로였을터이니...

말을 못해서 그렇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감겨진 로프를 당겨서 풀어주려 했더니, 그게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나무가 커지면서 로프를 아예 머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무몸통에 로프가 묻혀있는 겁니다.

실톱을 가져다가 로프를 토막토막 자르고 당겨서야 로프가 끊겨 풀렸습니다.

미안하고 미안했습니다.

 

 

 

끊어내느라 짧아진 아취의 로프는, 이번에는, 나무 윗부분으로 옮겨서

성장하는 가지에 묶지않고 잘려나가 죽은 가지에 묶었습니다.

다시는 나무에 고통을 주어서는 않되겠다 싶어서요.

"꺼진불도 다시보자" 가 아니라

"묶은 줄도 다시보자" 입니다.

 

*追記 : 전지(剪枝)한다고 장미가지를 자르는 것은 괜찮고(필요에 의한 정당한 행위?)

          로프에 묶였던 몸통의 아픔에는 동정하고...뭔가 모순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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