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아침, 중부지방의 기온이 영하 17.8도까지 내려갔다고 했습니다.
영하 40도의 북극 찬 공기가 쏟아져 내려왔기 때문이랍니다.
아침이 밝자 바로 뒷마당 닭장으로 달려 갔습니다.
여늬 아침처럼 녀석들이 철망 가까이들 우루루 닥아섭니다.
이 닭장, 저 닭장으로 바쁘게 시선을 줍니다.
서울(-17.8도)이 모스크바(-16도)보다 더 추웠다는 혹한속에 혹시나 얼어 죽은 놈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싶어서지요.
그러나, 모두들 무사했습니다.
닭들보다 더 걱정스러웠던 놈들은 카나리아랑 모란앵무들 이었지요.
지난해 겨울은 비교적 보온이 잘 되는 차고에서 월동케 했었는데
이번 겨울은 노지나 다름없는 뒷마당 창고안에서 지나보게 했었거든요.
창고문을 열고 들어서자
놈들도 역시 횟대에서 날아올라 발가락들을 철망에 얹습니다.
역시 무사했습니다.
뒷마당 닭장속의 밥화이트 퀘일도 창고속 새장속의 택사스메추리들도 모두 무사했구요.
방풍용 비니루마저 둘러쳐주지 않은채 겨울을 자연상태로 지내보도록 노출시켜 놓았던 닭장속의 닭들도 메추리도
그리고 창고속의 새들도 모두
북극의 기습한파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모이 달라고 보채는 것을 보니
어쩌면 그리도 예쁜지요.
귀끝까지 얼얼케 하는 새벽 한기속에서 한참이나 녀석들을 지켜보며 고마워 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물통들을 바꿔 넣어주고 모이를 듬뿍 쏟아 부어주면서
봄이 오면 녀석들을 더욱 사랑해 주리라 다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