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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빈집의 꽃

by 鄭山 2016. 3. 31.



옥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면 빈집이 한채 보입니다.

할머니가 한분, 하얀 개 한마리와 함게 살던 집입니다.

언젠가부터 할머니가 안보이고 개만 남아 짖어대곤 하더니

며칠만에 한번씩 할머니가 오셔서 개밥을 주곤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할머니도 안보이고 개도 안보입니다.

열려진 지붕사이로 고양이가 들락입니다.

이제 길고양이 한마리가 저집 주인이 된 모양입니다.


마당가에 하얀꽃이 무성한 나무가 보입니다.

아마도 지금은 보이지않는 그 할머니가 심고 키웠던 나무가 아닌가 싶습니다.

봄이면 하얀꽃이 구성지게 피고 할머니가 반겨주시곤 했겠지요?

지금은 길고양이가 보고 즐기는 꽃이 되었겠군요.

멀리서 보니 아마도 봄,이때즘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가 아닐가 싶습니다.

내려가서 가까이 가보기로 했습니다.



'매화' 맞습니다.

크기도 큰 나무지만 꽃도 너무 많이 피었습니다.

작년 봄까지는 할머니와 개한마리가 매화꽃개화를 반겼을 터인데

올 봄은 반겨주는 이가 없군요.

그래도,' 매화'는 저처럼 흐드러지게 봄을 알리고 있습니다.



'매화(梅花, Plum Blossom)'의 꽃말은 '고결하고 맑은 마음'이라고 했지요?

꽃말처럼 꽃 하나하나가 참 고결하고 맑습니다.

그나저나, 지금은 꽃이 피고 가을이면 주렁주렁 '매실'들이 매달릴터인데

그 '매실'은 누가 있어 거두워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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