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무궁화나무가 너무 커서 전정을 해주었습니다.
키를 낮추고 좌우로 뻗어 나간 가지들을 처주다가 갑자기 전정가위가 섰습니다.
오래된 밧줄같기도 한것이 나무가지들에 걸쳐서 길게 뻗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뱀의 허물입니다.
뱀이 제 몸을 키울때는 허물을 벋는다고 들었는데...
뱀이 빠저나가고 남은 껍질이로군요.
눈대중으로 대충 재보니 1m는 족히 되어 보입니다.
그러니까, 큰 놈이었군요.
갑자기 소름이 끼칩니다.
작은 뱀을 맞나도 무서운데 이렇게 큰 놈을 만나면 얼마나 섬뜩할까?
벰허물을 옷장속에 간직하면 재수가 좋다는 미신이 있었지요?
재수가 있대도 나는 싫습니다.
국어사전에 '뱀허물'은 무어라고 정리해놓았을까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뱀의 허물. 풍을 없애고 경련을 멈추며 예막(瞖膜:눈병의 일종)을 없애고 벌레를 죽인다. 어린아이가 깜짝깜짝 놀라고,
경련을 일으키는 증세나 독벌레에 물린 상처를 해독하는 따위에 쓴다."
그렇더라도, 나는 싫습니다.
껍질을 남겨두었다면 이 근방에 아직 있는 것일까?
오래된 껍질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몰라서 집 주변을 샅샅이 뒤저 보았습니다.
긴 막대를 들고 툭툭 치면서 혹시나 녀석이 있으면 멀리 쫒아 버릴려구요.
찾지는 못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독사는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그래도, 마을을 떠나 어디 멀리 가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