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가 돌아 왔습니다.
집을 나간지 4일만에 돌아온 것입니다.
때가 묻어 꾀재재한 모습으로 저녁에 돌아 왔습니다.
13일날(화요일) 아침에 나가서 16일날(금요일) 저녁 6시, 어둠을 뚤고 불쑥 나타났으니
3박4일을 주변 산(山)에서 지낸 셈입니다.
녀석을 처음 데려 오면서 녀석이 지낼 곳, '백루헌' 가까이에 산(山)과 호수(湖水)가 있다해서
'산호(山湖)'라 이름지어 주었더니
녀석이 산을 좋아해서 일까? 번번히 (두번씩이나) 산을 헤메다가 내려왔습니다.
그동안 잠은 어디서 자고 먹기는 또 무엇을 먹고 지냈을까?
눟어놓은 똥을 보니 왕겨가 잔뜩 섞여 있는 것으로 보아 변변히 먹지도 못한듯 합니다.
그리고 털도 온통 지저분한 것을 보니 잠이나 제대로 잦을까 싶습니다.
'산호'가 또 집을 나갔다는 전갈을 받고서 지난번 처럼 다음날 곧장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처음 가출때는 집 주변 앞마을 근처 와 앞산을 맴돌면서 찾으면 시야에 들어왔고
소세지로 유인하면 집까지 따라는 오는데 도저히 잡혀 주지를 않아서
다시 묶어 놓을수가 없다는 전갈이었고
이번에는 집을 나가 아예 찿을수가 없다는 것이 었습니다.
뒷마을 앞마을, 뒷산 앞산을 아침 저녁으로 돌면서 아무리 불러 보아도 보이지를 않는 다는 것이었지요.
아예 포기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정했던 대로 며칠후 주말에 내려 갔습니다.
그래도 몰라서 자동차로 주변일대를 크게 돌면서 녀석을 찾았습니다.
"산호야...산호야...산호야...."
그만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어둠이 깔린 저녁시간 (아마 6시경)에 집사람이 음식물 찌꺼기를 버린다고 나갔습니다.
밭고랑 저쪽 끝에 음식물 찌꺼기를 묻어 주고 돌아 서는데
어둠속에서 글쎄 이 녀석이 불쑥 머리를 디어 밀더랍니다.
"아빠! 산호 왔어!"
문을 열고 뛰쳐 나가니 이놈이 마당 한가운데 서있는게 아닙니까?
나를 보더니 지난번 나갔다가 만났을때의 그 자세를 곧바로 취합니다.
납작 업드려 김니다.
그리고 앞에 까지 기어 와서는 발랑 몸을 뒤집습니다.
"그래.. 않되겠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자!"
그게 녀석을 붇잡고 처음 한 말이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녀석을 묶어 놓았던 윗집 '송이제'언덕으로 올랐습니다.
혹시 만나게 되면 주려고 은박지로 쌓아서 가져왔던 갈빗대 두대를 들고서요.
"고생했다, 이 녀석아"
"미안했다, 이 녀석아"
"이것이나 먹으렴."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2중으로 묶어 놓은 목줄에 미안함이 더 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