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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돌아온 까치

by 鄭山 2011. 2. 8.

 

 

 

거실 창밖으로 까치집들이 보였습니다.

(2008년 2월,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찰영한 사진 입니다.)

 키가 무척 큰 두그루 밤나무 가지에 까치집 4개가 보였습니다. 

3곳 까치집은 흔적만 남아있고 오른쪽 상단의 까치집은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매년 봄, 까치 부부가 이곳에서 새끼를 번식 시켰었지요.

 

 

그런데.... 지난해 (2010년) 여름  어느 날인가,  까치집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저 버렸습니다.

왼쪽 죽은 나무에 걸려있던 2곳 까치집은 물론 오른쪽 잎이 무성한 나무의 까치집 2개 마저도 흔적없이 없어저 버렸습니다.

혹시나해서 나무 밑까지 닥아가 잎새들 사이로 올려다 보았습니다만 흔적도 없었습니다.

제 녀석들의 온전한 집은 물론 주변의 엉성했던 집들마저 모두 분해해서 가져가 버린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니까, 통채로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왜 이사를 갔을까요?

알겠습니다.

지난해 여름, 까치집 너머 호수가에서 호수주변 산책도로(자전거도로 포함) 조성공사가 있었거든요.

주변 나무들의 절단작업과 공사중장비들의 굉음소리 그리고 작업인부들의 잦은 왕래등이 녀석들의 이주원인 이었겠습니다.

도저히 이곳에서는 살수없겠다고 결론을 내렸던 모양이지요?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이사해 버리면 그만이었을 터인데..기특한 것은...녀석들이 집을 모두 분해해서 가져갔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몽골의 유목민들이 이사를 가면서 자신들의 집, '겔'을 분해해서 모두 가져가는 것 처럼 말이죠.

 

 

여름을 거처 가을을 지나 년말께 까지 계속 되었던 호수주변 산책도로 공사가 끝났습니다.

부분준공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준공행사도 있었구요.

중장비들도 철수하고 주변이 다시 조용해 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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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석양의 창밖모습을 카메라에 담다가 우연히 까치 부부가 돌아와서 다시 집을 짓고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전에있던 집 바로 밑 나무가지들 사이에 새롭게 집을 짖기 시작을 했습니다.

이제 안전해 젔으니까 다시 옛 집터. 호수가로 돌아 가자고 녀석들이 결정을 했던 모양이지요?

반갑습니다.

올해(2001년) 1월 17일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1월27일, (10일후에) 다시 촬영을 했습니다.

공사진척이 무척 더디군요.

 

 

다시 또 10일 지난 2월 8일에  또 촬영을 했습니다.

공사진도는 무척 느리지만 그래도 이제 집이 훨씬 커젔습니다. 

나무막대기 하나를 입에 물고 돌아와서 그냥 간단하게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꼬리를 고추 세우고 온 몸을 흔들어 댑니다.

새로 물고온 나뭇가지를 기와에 엮어놓은 나뭇가지들 사이에 끼워넣는 모양입니다.

어떤때는 혼자도 날아와 작업을 하고 어떤때는 두녀석이 함께 날아와서 작업을 합니다.

까치 부부입니다.

참으로 영특한 녀석들입니다.

 

 

10일 간격으로 녀석들의 집짓기 작업을 지켜보고 촬영해서 이곳에 보충해 놓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녀석들의 번식장면도 지켜볼 생각이구요.

집나갔던 우리 까치가 다시 돌아와 터를 딱는다 생각이니 무척 대견스럽습니다.

개집에 내려앉아 개사료도 나누어 먹곤하던 녀석들인데...

금년에는 녀석들의 먹이도 별도로 마련해 주는게 어떨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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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윗 사진촬영후 12일이 지났습니다.

오늘, 2월20일 재촬영을 했습니다.

이제 완성되었을까요?  아니면... 아직도 계속 건설중일까요?

오른쪽 하늘에 까치 두마리가 접근하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까치집에 내려 앉습니다.

바로 집주인들이었네요.

여전히 나무가지를 물고 도착을 했습니다.

아직도 건설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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