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꾸밀때 나는 돌과 장독을 쉽게 이용하곤 합니다.
아직 정원이 조성되기 전에 돌과 장독을 적당히 안배해 놓으면
그것이 내깐에는 훌륭한 조형물로 비추이거든요.
이번에도 예의 그 버릇, 어디가지 않았습니다.
돌과 장독을 가까이 놓았습니다.
먼저 '돌'입니다.
값비싼 '수석'이 아닙니다.
주변 이곳저곳에 널려있던 '돌'들 중에서
그냥 쓸모 있겠다 싶어서 주어모아 놓았던 돌들일뿐입니다.
공사하고 남겨진 지하수관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밑바침으로 세우고
그위에 역시 공사하고 남겨진 대리석판을 얹었습니다.
돌들의 위 아래를 그라인더로 갈아서 편편하게 만든뒤 세우고 얹었습니다.
따로일 때는 그저 버려진 돌들일 뿐인데 이렇게 한곳에 모아 세우니까
그 가운데 무슨 의미가 있는듯 싶어 그런대로 보아줄만 합니다.
다음은 돌들옆에 가즈런히 놓은 장독들입니다.
장독은 아무곳에 놓아도 잘 어울립니다.
아주 어렸을때 부터 우리 곁에서 늘상 보아오던 우리네 살림의 일부이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장독대에 뚜껑덮여 가즈런히 놓여 있으면 물론 좋지만
우리네 정원 한 구석에 아무런 의미없이 그냥 놓여 있어도 그렇게 정겨울수가 없읍니다.
특히 초록색 풀잎이나 나뭇잎들이 그 옆에 곁들여지면 더욱 정겹습니다.
겨울철 힌 눈을 이고 지고 있을때 보면
그건 한 폭의 그림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장독들을 마당 이곳저곳에 세워 놓고 봅니다.
요즘은 일부 골동품가게에서 민속품이라면서 비싼 값으로들 팔리고들 있지만
이사들 갈때 보면 아직도 놓고 가는 물건들일때가 많습니다.
하도 장독을 좋아하다 보니까
가까은 친지들에게서 간혹 전화가 걸려옵니다.
"우리동네 이사간 집에서 장독을 버리고 가기에
자네 생각이 나서 주워 놓았네. 날잡아 가져 가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