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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구해주었더니....(나비)

by 鄭山 2013. 8. 28.

 

 

 

8월달 정원에는 무슨 꽃들이 피어있는지.... 확인차, 카메라를 들고 나왔는데...

능소화꽃에 무엇인가 검은 물건이 끼어 있습니다.

무엇인가 가까이 닥아서 확인을 해봤더니... 검은색 호랑나비('제비나비') 였습니다.

꿀을 열심히 빨아먹고 있는가보다 싶어 사진을 몇장찍고는 돌아섰습니다.

꽃잎속에 너무 깊히 밖혀있어 (호랑나비 전체모양을 볼수가 없어서) 좋은 사진은 안되겠다 싶었지만

사진을 잘 찍어보겠다고 녀석을 건드리면 날아가 버리고 말겠지 싶어 그대로 놓아 두었습니다.

 

 

마당에 피어있는 다른 꽃들을 모두 촬영하고 마지막으로 능소화꽃을 찍으려고 꽃에 다가섰더니

이게 어뗳게 된 일입니까?... 녀석이 아직도 꿀을 빨고 있는게 아닙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뭐가 좀 이상합니다.

녀석의 두 날개를 포개어 잡고 가볍게 뒤로 잡아당겨 보았습니다.

꿈적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꿀 욕심에 너무 깊게 밀고 들어 갔었는지... 그만, 두 날개와 몸체가 꽃사이에  끼어있는 모양입니다.

그 가느다란 발들로 아무리 밀쳐도 빠저나오지 못한게고....

긴 시간 저렇게 처밖혀 있었던게 확실합니다.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녀석의 두 날개를 잡고, 이번에는 약간 힘을 주어 뒤로 잡아당겼습니다.

녀석의 몸체가 꽃에서 빠저 나왔습니다.

꽃잎위에다 조심스럽게 살짝 올려 놓았습니다.

녀석, 올려놓자 마자 후닥닥 날아가 버립니다.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요.

 

그동안, 산호랑나비는 여러차례 접사촬영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녀석, 제비나비는 촬영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워 했었지요.

모처럼 이 녀석을 맞나서 기대를 했었는데...

놓아준 꽃잎위에 잠시라도 앉아서, (고맙다는 인사로라도) 예쁘장하게 몇장 찍혀주고 떠날 일이지...

참, 의리도 없는 녀석이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죽을 놈 살려 주었으니 오늘 덕(德)을 한개 쌓은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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