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했습니다.
어제밤, 모이를 줄때까지도 멀정하던 녀석들이 모두 쓰러저 있습니다.
두마리는 바닥에 쓰러저 있고 또 두마리는 알집안에 쓰러저 있습니다.
아침에 먹이를 주려고 비둘기장앞으로 닥아섰는데 비둘기들이 안보여서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모두 다 이렇게 쓸어저 있습니다.
병들어 죽었다면 한마리만 쓰러저 있어야 할터인데
모두 다 한꺼번에 넘어저 있으니 당황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 났던 겄일까?
어찌된 노릇일까?
문도 꼭 잠겨저 있고 주변을 둘러 보아도 뚤어진 구멍도 없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되는듯 싶었습니다.
사체들을 수습하다보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 또 있습니다.
네마리 가운데 세마리가 머리통이 없습니다.
몸통만 있습니다.
머리통이 붙어 있는 나머지 한 마리는 목에 깊은 상처가 있습니다.
죽은 것도 마음이 아픈데 목까지 없다보니 전율이 옵니다.
문도 잠겨있고 뚤린 구멍도 없는데 녀석들의 머리통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마당 뒷편 벗나무 아래에 구덩이을 파고 녀석들을 깊이 묻어 주면서
불쌍하고 안쓰러워 오랜 동안 흙을 덮지 못했습니다.
숫놈을 찿아주지 못해 미안해 하면서 얼마전 한 곳으로 합사시킨 '자코방 '암놈 세마리와
'쿠루퍼'와의 사이에서 세번째 나온 새끼 한마리
이렇게 네마리가 한꺼번에 간 것입니다.
어지럽게 깃털들만 남겨 놓은채요.
얼마나 무서웠을까?
한밤중에 개 두마리가 그렇게 짖어 댔는데...
나와봐주지 못했던 것이 무척이나 미안하고 마음 아팠습니다.
낮시간에 ... 닭들의 놀란 비명소리가 높았습니다.
달려가서 창밖을 내다 보니 쪽제비 한마리가 깡충깡충 뛰면서 뒷켠으로 뛰어 갑니다.
쫒아 나가니 풀섶으로 숨어들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그 놈의 소행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보니, 비둘기장의 지붕과 벽면 사이에 작은 틈새가 있습니다.
녀석이 몸을 늘려 그 사이로 침입 한 것이로군요.
비둘기 몸통은 크다보니 그 틈새로 끌고 나갈수는 없었을 테고
틈새로 빼내갈수 있는 머리통만 잘라 간 것입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입니다.
철망을 사다가 틈새를 맊았습니다.
그런데....미워해야할 그 족제비 녀석, 미워할수가 없네요.
방비를 철저하게 해주지 못했던 내 불찰이지요.
그 놈은 제 먹이활동에 충실 했을 뿐이 아니겠습니까?
청설모만한 녀석이 예쁘게는 생겼더군요.
그런데, 어이쿠...그 녀석이 비둘기들만 아작낸게 아니로군요.
창고속 육추기 안의 30일령 블랙코친 병아리 네마리도 행발불명입니다.
밖으로 내어 놓았다가 일교차가 심하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아직은 한밤중에 추울지 모르겠다 싶어
어제 밤, 다시 육추기 안으로 되돌려 넣어 놓았었는데...
육추기 공기구멍을 막아 놓았던 철망이 들려 있고 물통이 넘어저 물이 쏟아저 있군요.
너무 아끼다 오히려 잃었습니다.
.............쥐덧을 찾아 고기덩이를 걸고 길목에 놓았습니다.
아무리 예쁘게 생겼어도 복수를 해주어야 겠네요.
그런데...쥐덧에 잡혀줄 녀석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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