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달 날씨같다면서 영상10도를 넘어선 따뜻한 오후였습니다.
모처럼 뒤뜰에서 개들 노는거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부싸음은 칼로 물베기라고 했던가요?
이 녀석들의 싸움도 역시 '칼로 물베기' 였습니다.
소갈비뼈 한쪽을 물고있는 블랙탄 숫놈 '미루'에게 적구 암놈 '시루'가 닥아서면서부터 싸움은 시작이 되었습니다.
굳이 암놈 '시루'가 갈비뼈가 욕심나서 닥아선 것도 아닌듯 보였고
그냥 숫놈 '미루'가 무었인가 먹고 있으니까 큰 관심없이 가깝게 닥아 섰던든 싶은데...
숫놈 '시루'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대기 시작을 했습니다.
(전에는 제가 먼저 암놈에게 으르렁거린 적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더니 간뗑아이가 부었나? 요즘은 가끔 사내놈 구실을 합니다.)
으르렁대던 숫놈 '미루', 이내 먹던 갈비뼈를 땅에 내려 놓고서 이빨을 들어 냅니다.
당황한 암놈이 잠시 자세를 낮추더니 곧바로 일어서서 맞받아 으르렁거립니다.
그런데...재미있습니다.
녀석들 표정만 앙칼지게 잡고 소리만 요란하게 질러댔지
서로에게 피해는 주지 말자는듯 암놈 '시루'의 왼쪽 앞다리 좀 보십시요.
숫놈이 가깝게 오지 못하도록 다리로 밀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싸웁니다.
포효하던 숫놈이 먼저 표정을 원상태로 바꾸면서 자리를 비키고 암놈 역시 자세를 낮춥니다.
소리만 요란했던 싱거운 싸움, 간단히 끝났습니다.
갈비뼈는 암놈 '시루'차지가 되었습니다.
숫놈 '미루', 암놈에게 양보하려면서 공연히 한바탕 이빨을 들어 냈군요.
갈비를 갈고있는 암놈 '시루'옆에 녀석들이 먹다 남긴 또다른 갈비뼈 조각이 하나 더 보입니다.
둘이서 한개씩 다정하게 나누어 갈그면 조용하고 좋으련만... 개는 역시 개인 모양입니다.
어찌되었거나 순간의 쌈박질뒤에 평화가 왔고 주변이 다시 조용해 젔습니다.
두놈의 싸움, 칼로 물베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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