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白樓軒백루헌閑談

죽은 (?)벗나무 가지

by 鄭山 2016. 4. 9.







뒷마당에 심겨진 벗나무가 요즘 한창 꽃을 피웁니다.

그 가운데 한 나무의 가지가 담장너머로 뒷집까지 가지를 뻗었드랬습니다.

작년 가을 잎이 다 떨어젔을때, 뒷집 담장너머로 뻗어 간 가지를 톱으로 절단을 했습니다.

뒷집까지 담너머로 가지를 키우면 아무래도 실례가 되겠기에죠.


절단을 한  나무토막을 다시 토막내어 한토막은 야조먹이대의 지지대로 만들어서

겨울내내 야조들에게 먹이를 공급해 주는 역활을 시켰고

또다른 토막은 뒷뜰 집벽면에 기대어 세워 놓았습니다.

봄되면 잘게 토막내어 뒷동산에 버려야지 했습니다.


,


그런데, 봄이 오고 벗꽃이 피자 심각한 일이 벌어젔습니다.

야조먹이대로 활용하던 나무토막에서는 새잎들이 돋아나고 ....



뒷벽에 기대어 세워놓았던 나무토막에서는 꽃이 핌니다.




절단해 버린 나무는 죽은 나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죽은 나무토막들에서 새 생명들이 피어 오르는게 아닙니까?

그러니까, 죽었다고 생각했던 나무토막들이 죽은게 아니었습니다

살아서 겨울을 나고 이제 봄이 왔다고 새 잎을 올리고 꽃을 피우고 있는 겁니다.

제 녀석들이 톱질을 당해 절단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모양이지요.

그리고 또, 제 몸에 뿌리도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나 봅니다.

겨울동안 동면을 하다가 봄이 오자 깨어나면서

이상하다..왜 뿌리가 물을 올리지 않지?...생각하며 제 몸의 수분으로 지금 연명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집사람이 미안하고 불쌍하다며 땅에다 심어 주잡니다.

혹시 뿌리를 내리고 살아날수 있다면 그래도 미안함을 조금은 덜수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나무라 할지라도 그 생명을 끊어 놓을 권한이 우리 사람들에게 주어저 있는 것일까?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그동안 많은 나무들을 전지해 주는등 절단을 해왔는데, 그때마다 폐기해 버려서 신경을 쓰지않았었지요.

이번 경우, 재활용을 하느라 오랜시간 보관해 두면서 발견한 또다른 새싻돋음현상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삽을 들고 절단한 나무토막들을 메고 뒷동산으로 오릅니다.

땅을 깁숙히 파고 두 토막나무의 끝부분을 마주해서 심어 줍니다.

원래 녀석들은 한나무의 형제가지들이었으니 서로 보듬고 살아나주면 좋겠다는 뜻이였습니다.

마침 비내린 뒷끝이라 땅이 수분을 머금고 있습니다.

'개나리'나 '사철나무'의 경우 나무토막을 땅에 꽂으면 뿌리를 내리던데 이 녀석도 뿌리를 내려주면 좋겠습니다.



죽으라고 절단해 놓고 이제와서 이런 말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부디, 뿌리 내리고 잘 살아 주면 좋겠다."



동네 뒷동산이니 자주 와서 관찰해 볼 생각입니다.

혹시 시들어 죽지는 않았을까?

녀석들에게도 부활의 기쁨이 함께 하기를 바래봅니다.

'白樓軒백루헌閑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자란 계속  (0) 2016.04.09
2016,첫 영산홍  (0) 2016.04.09
능수버들,수양버들?  (0) 2016.04.05
벗꽃도 피었습니다.  (0) 2016.04.05
봄의 향연  (0) 201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