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코친 암놈이 병아리들을 깨워 품속에 안고 있습니다.
병아리들을 품속에 안고있는 에미닭은 언제 보아도 이쁨니다.
제가 낳은 알들은 모두 수거해서 부화기에 넣었더니
어느 날엔가 이 녀석, 시위를 합니다.
알은 하나도 없는데 포란자세를 취하고 알집에서 내려오지를 않습니다.
할수없어 남의 알들을 넣어 주었지요.
실크오골계알 3개와 시브라이트(은수남)알 3개 모두 6개를 넣어 주었습니다.
날짜채워 알 다섯개를 깨웠습니다.
실크오골계 세마리와 시브라이트 두마리, 모두 다섯마리가 나왔습니다.
어느날 아침 모이를 주려고 닭장에를 접근해보니
실크오골계가 두마리가 죽어 나자빠저 있네요.
머리 뒷통수와 등쪽에 털이 뽑히고 핏자욱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숫놈이 쪼아 죽인게 분명합니다.
며칠전 KBS-TV '환경 스페셜' 시간 에 방영된
남해바다 '홍도'의 괭이갈매기들을 그린 TV 다큐멘타리가 있었습니다.
남의 새끼들이 제 집으로 접근해 오면 모질게 쪼아 죽이던 갈매기들이 생각 나더군요.
남은 세마리가운데 실크오골계가 또 당했습니다.
역시 머리 뒷통수를 찍혀 삐악 거리는 녀석을 분리해 놓고
찍힌 부위를 소독약으로 씻어내고 연고를 발라 주었습니다.
하루를 못 넘기고 이놈도 갔습니다.
왜? 병아리들을 쪼아 죽였을까?
그리고 왜? 실크오골계들만 골라서 죽였을까?
검게 얼룩덜룩한 시브라이트(은수남) 새끼는 제 새끼라고 생각한 것같고
노란 단일색의 실크오골계 병아리는 제 새끼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암놈은, 제가 품어 나온 병아리는 모두 제 새끼인데
숫놈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제새끼는 키워야하고 남의 새끼는 도태시켜 버린 셈입니다.
제 새끼 닮은 시브라이트 병아리들도 쪼아 죽일까? 지켜 보려다가
그놈들은 아무래도 살려야 되겠다 싶어
뒤늦게 숫놈을 격리 시켰습니다.
죽은 세마리 병아리들은 매실나무밑에 수목장(樹木葬) 해주었습니다.
양육에는 관심없는 숫놈은 처음부터 분리 시켰어야 하는 건데...
어느놈을 쪼아 죽이나 관찰하지 말고 바로라도 숫놈을 격리시켰다면
그나마 한놈 남았던 실크오골계 병아리라도 살릴 수 있었는데...
후회하고 미안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