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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樓軒백루헌閑談

매미의 환우

by 鄭山 2015. 8. 16.

 

 

 

 

 

동문 친구가 홈피에 '실습6'이라는 제목으로 시골집 주변모습의 사진 여러장을 올리셨습니다.

그 가운데 맨끝 사진으로 매미환우탈피각(껍질)을 한장 올리셨습니다.

비록 초점은 맞지않아 번져보였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갑자기 연한 매미울음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로 남겨진) 그 탈피각을 나도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연히 카메라에 담아 보는게 전제였습니다.

마침, 장모님 1주기를 맞아 시골집을 찾았습니다.

 

 

 

친척 손주녀석에게 매미탈피각을 봤느냐니까... 많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매미탈피각을 찾아 집주변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렇게 안보이던 탈피각들이 처음 한개를 발견하자 연이어서 눈에 들어옵니다.

못찾을까봐 표시들을 해놓고 카메라를 챙겨 나섰습니다.

나뭇잎들에도 붙어있고 나무줄기에도 붙어있습니다.

마치 어린시절로 다시 되돌아간듯 신이 났습니다.

 

 

 

탈피각을 여러개 카메라에 담으면서 욕심이 생깁니다.

껍질만 찍을게아니라 매미도 한마리 찍어야 될게 아니냐는 생각이었습니다.

블로그에 올리면서 껍질만 늘어놓으면 재미가 없을테고

그 껍질의 주인도 한마리쯤은 등장해야 되지않겠느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생각뒤가 캄캄합니다.

젊은애도 아니니 나무를 어찌타며 나무를 탄다한들 녀석이 기다려줄것이냐가 깜깜이로 닥아오는 겁니다.

그런데, 누가 그랬지요?

"기다려라 그러면 얻을수 있을 것이다."

 

 

탈피각이 또 있을가 싶어 옆집 밭가운데 나무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털버덕' 소리가 납니다.

무슨 소린가싶어 소리난 쪽을 처다보니 맙소사...."기다리면 정말 얻을수 있군요."

매미 한마라가 눈높이에 날아아 앉아 있습니다.

환우탈피각과 그 주인을 모두 카메라에 담을수있어 어린애처럼 좋았습니다.

'회심의 미소'가 입가에 얹히는 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좋아하는 '노년취미생활의 안락함'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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