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수필" 2004년 여름호에서 "달걀 둘 셋 하나"라는 수필가 정진권님의
글을 읽었읍니다. 수필제목을 설명한다면서 작가는 이렇게 썼읍니다.
< 나는 이 말의 뜻을 설명하기 위하여 전에 읽은 수필 한 토막을
다음에 옮기려 한다
아파트 입구 공터에 매주 두 번씩 알뜰장이 선다.
저지난 장날이다. 콩나물 천원어치를 샀는데 좀 많았다.
그러나 퇴하기도 어려워 그냥 들고 달걀가게로 갔다.
달걀가게 새댁이 콩나물이 참 맜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래 절반을 덜어주었다. 집에 와 세어보니 두개가 더
들어 있었다. 나는 혹 새댁의 실수인가 해서 다음 장날
달걀 얘기를 했다. 새댁은 알고 더 넣은 것이라며 콩나물
맜있었다는 말만 앞세웠다.
-박세경;"덤과 에누리"
그 후로 지은이는 아마 다른 달걀가게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물론 가지 않을 것이다. 달걀 두 개가 대단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겉으로 들어내지 않고 속으로 몰래 더 넣은 새댁의
마음 씀이 두고두고 애틋해서 그럴 것이다. 새댁도 지은이가 오면
더 반가울 것이다. 잔잔한 웃음을 띠고 자기네 가게만 찾아오는 손님...
둘은 팔고 사는 사이지만 한 동네 사는 착한 시누이 올케처럼 늘
정답게 지낼 것이다.>
아주 작고 사소한 얘기임니다.
그러나 오고 가는 잔잔한 정에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삶은 고달퍼도 오고가는 정이 있을때, 우리는 행복을 느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