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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며가며

국립민속박물관 유감

by 鄭山 2014. 2. 26.

 

 

 

경복궁(慶福宮)경내를 돌아 봄니다.

꽃담이 아름다운 '자경전(慈慶殿-大妃殿-고종의 양어머니 神貞王后,趙大妃의 거처)' 담넘어로 이국적 모습의 건물이 보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입니다.

 

 

가운데 건물의 윗부분은 보은(報恩)법주사(法住寺) 팔상전(捌相殿)에서 따왔고

아랫부분은 경주(慶州)불국사(佛國寺)의 청운교(靑雲橋)와 백운교(白雲橋)에서 따왔답니다.

지붕만 살짝 보이는 왼쪽건물은 구례(求禮)화엄사(華嚴寺) 각황전(覺皇殿)에서 따왔구요. 

오른쪽 건물은 김제(金堤)금산사(金山寺) 미륵전(彌勒殿)에서 따왔답니다.

모티브는 모두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에서 왔습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 입니다.

그런데... 이 건물들(민속박물관)을 볼때마다 항상 언짢은 것은 나만의 경우일까요?

주변과의 부조화(不調和)와 그렇다보니 왜색(倭色)건물로 변질되어 보이는듯 싶어 언잖습니다.

 

 

옛 건축물에서 중요한 것은 그 건물의 위치와 건물에 담긴 사상일터 입니다.

조선왕조 500여년 동안은 유교를 국교로 숭상하며 불교는 억제하는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이 이어저 왔습니다.

조선왕조가 태동되고 유교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난 궁궐에 불교의 사찰양식들이 조합된 불교건물들이 들어서 있습니다.누가 보아도 이국적이고 어색한 모습입니다.차분한 우리 궁궐 사이에 정체모를 이색 건물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마치 태국의 사원이나 일본의 사원을 옮겨다 놓은듯 착각을 느끼게 합니다.

 

경복궁 관광가이드가 어린 학생들을 잔뜩 모아놓고 설명을 합니다.

"저족넘어 보이는 건물은 우리나라 각지에 있는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건축물들을 본따서 세운 건물입니다. 민속박물관이예요.

매우 아름답지요?" "네---"

대한민국 정부가 세운,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 만든 우리의 걸작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건물의 문제점은 바로 그 터가 '선원전(璿源殿)' 자리였다는 점 입니다.

'선원전(璿源殿)'이라 하면 궁궐안의 작은 종묘라 일컬어지는 곳이지요.

역대 임금과 왕비의 초상화를 모시던 곳입니다.

경복궁 '선원전', 두번이나 훼손의 아픔을 겪었군요.

일제에 의해  헐린 것이 첫번째 훼손이고 

헐린 그 자리에 국적불명의 건물을 우리 손으로 지어 올린 게 두번째 훼손이 아닌가 싶습니다.

 

 

 

 

경봉국 복원사업이 진행중인 모양 입니다.

민속박물관 바로 옆까지 문화재청의 복원공사가 인접해 진행되고 있더군요.

경복궁 복원이 완성되려면  '선원전'도 복원되어야 하고 복원을 해야 한다면  이 거대한 건물들을 헐어내야 되겠지요?

'복원(復原)'이라함은 예전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다시 짓는 것을 말합니다.

땅을 파고 '유구(遺構-구조를 알아볼수있는 실마리가 될 잔존물)'를 연구하면

정확한 위치와 건물규모, 형태등  복원가능한 데이터를 발굴할수 있다는 데...

어쩌면 좋지요?

그 자리에 땅을 파고 저런 대형건물을 지어 버렸으니 그 위치조차 파악하기 어렵지 않겠나...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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