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문화면에
"달걀속에도 생명 꿈틀, 닭은 내개 진리의 동반자
닭키우며 '계림수필(鷄林隨筆)' 펴낸 도올 김용욱"
이라는 문화부 기자의 글이 아주 크게 실렸네요.
계속해서 기자는 이렇게 이어 나갔습니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닭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양계장을 차렸다는 말이 아니다.
서울 동숭동에 있는 그의 개인 연구실 앞 마당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 봉혜(鳳兮)라고 이름붙인 암닭은 그의 철학의 동반자가 되었다.
그는 심지어 봉혜를 닮고 싶어 한다. 봉혜는 '논어'에서 공자를 빗대어 부른 이름이기도 하다."
도울선생이 닭을 좋아한다니...
그리고 닭을 담고 싶어한다니...
궁금증이 동(動)해서 신문지면을 오려 들고 서점으로 갔습니다.
책을 사들고 왔습니다.
도올선생이 일기 형태로 써내려 간 수상록(隨想錄)이었습니다.
그가 평소에 주장하는 철학의 단상(哲學短想)들이 묻어 납니다.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논합니다.
그리고 그의 장기인 고전이야기가 넘침니다.
닭들의 생태도 관찰되면서 그때 그때의 단상들이 글로 옮겨저 있습니다.
기자가 타이틀로 뽑고 대문짝 만하게 실어 놓은 사진처럼
닭들과 매일(每日)을 함께한 닭들과의 교섭기록이 책의 전부는 아닙니다.
비교적 많은 페이지에 닭들의 기록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기대하며 서점으로 향하게 했던) 전체분량 모두가 닭과의 교섭기록으로 채워저 있지는 않네요.
그러니까, 도올선생의 수상록에 닭들의 관찰기록도 함께 섞인 것이지요.
그러나, 닭을 키우며 느낀 그분의 생각들에 공감이 감니다.
암닭, 봉혜를 보면서 엄마를 떠올렸다니 감동이 옵니다.
그리고, 매일밤 목청껏 울어대는 장닭을 방음벽속에 가둔다는 선생의 모습도 선하게 보입니다.
닭의 교훈을 얘기한 책들이 태부족한 것이 항상 아쉬었는데...
도올선생의 이 '계림수필", 고맙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