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 길가에 세워진 함석헌 선생의 시비(詩碑)입니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제목의 시(詩)가 음각되어 있습니다.
2001년,사단법인'함석헌 기념사업회'가 세우고 김양동 선생이 글을 쓴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 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일러 줄
그 사람은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이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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