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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전주 전동성당

by 鄭山 2016. 6. 10.

 


사진동호회가 5월말 원정출사지로 찾은 전주 입니다.

그 유명한 한옥마을 끝자락에 '전동성당'이 있습니다.

우리 일행이 찾았던 그 날에도 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있었습니다.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들을 찍느라 법석이었습니다.


참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격식을 갖춘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입니다.

동서양을 융합한 모습의 곡선미가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웅장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품속처럼 따스하기까지 합니다.




찾아온 많은이들, 한옥마을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렸을까요?

아니면, 이 성당이 지닌 역사적 아픔을 알고 숙연한 마음으로 찾았을까요?






'전동성당'이 자리잡고있는 '풍남문'밖은 한국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치중(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가 순교한 장소입니다.

그리고 호남의 사도, 윤항검(아우구스티노)와 초기 전라도교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순교한 자리입니다.



윤지충은 고산 윤선도의 6대손입니다.

 25세에 진사에 급제한 촉망되는 선비였습니다.

1791년(신해년), 모친상을 당하자 외종형 권상현과 상의후 모친의 유언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유교식 조상제사를 폐합니다.

'폐제분주(廢祭焚主-제사를 폐하고 신주를 불태움)'

압송되어온 그들에게 전라감사가 유교식 제사를 폐한 이유를 묻습니다.

"제사의 음식은 육신의 양식으로 영혼에게 음식을 드리는 것은 허례허식 입니다.

그리고, 신주는 목수가 만든 목편(木片)에 불과하니 죽은 영혼이 물질적인 나무에 붙어있을수 없습니다."

윤치중과 권상연은 이 자리, 전동성당 자리에서 참수됩니다.

천주교 순교사의 첫페이지 입니다.



조선말 4대 천주교박해가운데 하나인 신유박해(1801년),

천주교신자 500여명이 체포되었는데 그 가운데전라도에서만 200여명이 체포된 가운데 유항검과 많은 신자들이 이곳에서 순교합니다.

유항검은 전라도 권세가문의 재산가였습니다.

중국인 신부, 주문모(야고보)신부를 조선땅에 잠입시켜 신앙의자유를 갈구하면서

'대박청래운동(大舶請來運動-외국의 큰배를 불러들여 신앙의 자유를 얻으려는 운동)"을 전개합니다.

대역무도죄와 사학괴수로 이곳에서 능지처참(凌遲處斬-참수후 사지를 여섯토막으로 내는 형벌)된후 머리는 풍남문 누각에 걸림니다.

유항검과 함께 많은 천주교신자들이 함께 이 자리에서 순교를 합니다.






한국천주교회 최초 순교자인 윤치중과 권상연이 순교한지 100주년이 되던 1981년 봄,

현재의 자리에 성당터가 마련되고 전교를 시작해서 호남의 모태(母胎)본당이 됩니다.


초대 주임신부, 파리외방선교회 보두네(Beaudounet,尹沙勿)신부가 서울명동성당공사를 마무리했던 프와네신부의 설계로 공사를 합니다.

1908년  성당건축을 시작해서 7년만인 1014년에 외형공사는 마무리됬지만 시설을 완비, 축성식을 가진 것이 1931년이었으니

23년이 걸린 대역사였습니다.

벽돌은 중국인 인부 100여명이 직접 구워서 사용했고 주춧돌은 전주부의 허가를 얻어 남문밖 성벽의 돌을 가져다 썼답니다.

순교자들의 참수현장을 지켰던 돌들이 성당 주춧돌이 된 셈이지요.


오늘날 와서는 전주의 문화재 풍남문과 경기전, 오목대, 한옥마을과 인접해 동서양 문화를 아우르는 융합의 상징이자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중에는 인민군이 이 성당을 점령해서 전라북도 인민위원회와 차량정비소, 보급창고로 사용되는 참화를 격기도 했답니다.

사적 제288호 입니다.






지방문화재 제178호, 사제관 입니다.(아래사진)

르네상스양식을 바탕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이 가미된 절충식 건물입니다.




경내에 세워진 신앙조형물 몇개도 담아 봄니다.



'예수성심상' 입니다.

예수님의 가슴에 가시관이 둘러저 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聖心을 뜻합니다.



성모상입니다.

머리둘레로 ' Legio  Mariae'라 각인되어 있습니다.

'Legio Mariae'는 로마군대조직을 본뜬, 카토릭교회의 평신도 조직입니다.

'성모마리아 군단'이라는 뜻입니다.

성모님을 사령관으로 모시고 교회의 영적활동을 돕는 단체입니다.


그리고 '피에타'상입니다.



'피에타(Pieta)'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후에 어머니 성모마리아의 무릎에 놓여진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묘사해 조각한 미켈란제로의 조각작품 입니다.

바티칸 성 베드로대성전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르네상스시대 조각예술의 대표적인 명작품입니다.

그의 많은 피에타상가운데 최초의 것입니다.

(물론 이곳의 '피에타'는 모작이겠구요)



전주교구설정 10주년기념으로 봉정했다고 했고

1937년7월8일이라했으니...와!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이고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것이로군요.


돌아보고 아쉬운 것은 성당내부를 볼수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문을 밀쳐보니 잠겻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관광차 밀려들다 보니 잠궈둔 모양입니다.

그렇다해도 열려저있어야했고 오는이들의 기도를 받았어야 되는데...아쉬웠습니다.

9년전, 2007년에 방문했을 당시 찍어놓았던 사진을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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