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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1)-사진이야기

나비의 고단한 삶

by 鄭山 2021. 5. 27.

 

신구대학교 식물원을 찾았습니다.

여늬 넓은 식물원과는 달리 신구대 식물원은 비교적 좁은 청계산 자락에 아담하게 조성되어저있습니다.

대학식물원이어서 인지 규모는 작지만 참 정갈하고 규모있게 꾸며저 있습니다.

입구에 수많은 꽃들이 장식처럼 전시되어있고 올라가면서 구역별로 철따라 꽃들이 많습니다.

나무도 많지만 꽃이 많아서 자주 가게 됩니다.

일날도 오후 늦게 식물원에 도착했습니다.

꽃들을 가깝게 찍어 보겠다고 마크로렌즈만 한개 달랑 장착하고 갔습니다.

하얀 꽃들이 밀집해있는 곳에서 부전나비 한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마크로렌즈를 들이댔습니다.

나비들은 꿀을 빨면서 날개를 폇다 접었다 합니다.

날개를 펴는데 날개 안쪽면이 주홍색입니다.

'큰주홍부전나비'로군요.

 

ㅢ 초점링

주홍나비는 여러종류 자주 보아서 친숙한데 주홍색 날개의 부전나비는 처음입니다.

가볍게 흥분이 되었습니다.

수동으로 초점을 잡다보니 렌즈를 가깝게 들이대고 렌즈의 초점링을 돌렸습니다.

초점이 맞지않아 흐렸던 나비 날개가 점차 밝아지면서 초점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날개끝부분들이 가지런하지않고 온통 찢어저 있습니다.

상처투성이였습니다.

 

 

사진찍다 말고 갑자기 숙연해짐을 느겼습니다.

시기적으로 보아서 번데기에서 나비로 둔갑한지 얼마되지도 않았을터인데 날개가 저토록 해지다니요.

천적을 맞나서 심하게 싸운 모양입니다.

죽기살기로 날개를 퍼득이며 애를 태운 모양입니다.

그리고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은 모양입니다.

고생많았던 게지요.

목숨은 건졌으니 먹고 살아야겠는 모양입니다.

렌즈를 가깝게 들이대고 여러컷 찍어대는데도 도망칠 생각않고 꿀만 빰니다.

꿀을 빤다기 보다는 고픈 배 채웁니다.

 

그래 많이 먹어라.

그리고 힘내서 열심히 살아라.

 

작은 미물이어도 살겠다고 세상에 왔습니다.

근데, 세상이 온통 먹고 먹키는 이전투구의 현장입니다.

어쩌면 미물들의 세계는 사람세상보다 더 처절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지도않을 녀석의 짧은 생애, 

사는 날까지 먹히지말고 잘 살다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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