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377)-중광스님
2022년 3월 6일(토요일)- 중광스님
'괜히 왔다 간다'는 비문을 남기도 떠난 기행 화가, 걸레스님. 중광(1934-2002)을 기리는 미술관이
그의 고향인 제주에 들어선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걸레스님', '미치광이중'으로 자처하며 파격으로 일관하며 살았던 기행 승려 화가였습니다.
선화의 영역에서 파격적인 필치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 명성을 얻었던 분이지요.
제주에서 태어나 중졸학력으로 해병대를 거쳐 경남 통도사에 출가. 득도를 하고 조계종 종회의원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반라의 몸으로 먹을 찍은 마포 걸레를 허리에 메고 화선 지위에 선화를 그리는가 하면
외국 강연에서 는 여학생과 키스를 하고 자신의 제사를 지내는등 잇따른 기행으로 결국에는 파문을 당합니다.
그렇다 보니, 국내 종교계에서는 그의 기행으로 평가가 엇갈리지만 외국의 평가는 높았습니다.
말년에는 곤지암에 너와 지붕을 얹은 토막집 '벙어리 절간'을 짓고 들어앉습니다.
'괜히 왔다 간다'는 주제로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가졌던 전시회가 그분의 마지막 전시회였습니다..
중광스님을 기리는 미술관이 선다는 보도를 보면서 반가웠습니다.
우리 집 벽에 중광스님이 주신 판화 한 장이 걸려있어 다시 봅니다.
현역 시절, 방송 출연차 오셨다가 둘둘 말린 판화 한 장을 선물이라고 놓고 가셨드랬지요.
황소에 목동이 올라앉은 게 아니라 수탉 한 마리가 타고 있고 황소는 좋아라 꼬리를 치켜세웠는데
그 꼬리 끝에 꽃이 피었습니다.
둘둘 말린 채 서가에 보관되고 있다가 스님이 선종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꺼내서 표구를 했습니다.
식당 입구 벽면에 걸려있어 식사 때마다 어쩔 수 없이 한 번씩 보게 되고 보면서 빙긋 웃곤 하는데
미술관이 생긴다니 반가운 소식이지요.